강천산 버들치 2
<강천산 출렁다리>
<9장군 폭포 사진 왼쪽이 수폭포, 오른쪽 암폭포>
<남녀 폭포 그리고 또 하나의 폭포>
<폭포의 심볼>
<천년사랑 거북바위 전설 유래비>
<천년 사랑>
<은밀하게>
<위대하게>
아름다운 강산이요 선경이다.
숲향기, 솔바람, 폭포와 용소, 버들치 노니는 계곡과 웅덩이, 강천산은 여전하였다.
죽마고우요 불알친구, 몇이 어울려 그 강천산의 아름다운 경계로 들어섰다.
“아! 좋다. 운당! 오늘 같은 날 듣기 좋고 재미나는 얘기 없냐? 하나 해라. 얘기라면 너 아니냐?”
“별천지 비인간이다. 산천은 별천지다만, 인간은 비인간이라고 이쥐놈닭그년 설치는 땅에 무슨 듣기 좋고 재미나는 얘기가 있겠냐?”
“아야! 빼지 마라. 중생제도라 생각해라. 좋다. 재미없는 얘기라도 해라.”
“아! 있다. 그러니까 지금 자네들, 밥술 잘 먹고 마시는 것 다 나 때문이다.”
“얘기 하라니까 뭔 생뚱맞은 소리냐?”
“잘 들어라. 그 다까기마사오, 그러니까 닭까지 마시오라고 했건만, 닭만 깐게 아니라 쥐새끼까지 까서 오늘날 우리가 이리 심란한 세상을 살고 있지 않느냐? 하지만 봐라. 욕만 할 게 아니다. 그 닭까지마시오가 우리 젊은이들 월남 보내고,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 보내 돈벌어왔다. 또 간나구 긴조필이 시켜 한일협정으로 큰 돈 만졌지 않느냐? 또 그 뒤로 전두환, 노태우가 줄줄이 주식과 땅, 아파트로 돈을 무진장 벌게 해줬다. 화룡점정! 마침내 쥐는 쥐이십과 사자방으로 일자리 창출 수십, 수백만 개, 경제유발효과 수천조원의 업적을 쌓았다. 그뿐이냐? 도둑적으로 깨끗하여 국격을 높였다. 또 닭은 창중경제, 창조경제의 두 날개로 세계 4대종교도 꿈꾸지 못하는 창조를 완성했다. 그리하여 이 창조건 저 창조건 창조라면 그저 무, 고구마 먹고 방귀 뀌듯 해내지 않느냐? 담배값 인상, 벌금폭탄갈퀴질을 그 창조의 밑거름으로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사대악을 뿌리 뽑으니, 성누리땅이던 이 땅에서 성폭력과 불량이란 단어가 사라져버렸지 않느냐? 그런데 말이다. 아! 통제 애제라. 하마터면 내가 큰일을 낼 뻔했다. 내가 며칠 전에 말이다. 꿈을 꾸었다. 그런데 그 꿈에 반신반인 닭까지마시오를 비롯하여 낙지, 노가리, 쥐, 닭이 다 모여 있더라. 그래서 잘 됐다, 저것들을 모두 잡자. 닭은 닭도리탕, 참, 볶음탕이라 안하고 도리탕이라 했다고 성질 내지마라. 그러니까 그 도리탕을 기본으로 낙지와 노가리 해물잡탕, 쥐는 포를 떠서 소금 살살 뿌려 굴 생각으로 시퍼렇게 포청천 작두 갈고, 불 피워 물 끓였다. 한데 말이다.”
“작두로 싹둑싹둑 잘라버렸냐? 말았냐?”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다 하잖느냐? 만약 그 요리가 완성됐다면 우리의 근현대사, 역사가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그러면 친일파 찌라시 종자 긴무식이의 필생 사업인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물 건너간다. 또 경제발전이고, 창조고 다 도로아미타불이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그만 싱겁게도 내가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꿈을 깬 것이다. 자기 전에 막걸리를 두 사발이나 마셨더니 오줌보가 터져버릴락 했는지, 꿈이 확 깨버린 것이다. 언발에 오줌도 누는 거지만, 아무튼 그랬다.”
“진짜 이야기가 싱겁다. 하지만 시작은 미약하나 결과는 창대하구나. 더하여 또 다행이다. 네가 시퍼런 작두를 날렸으면 나라의 근본이 시작부터 사라질 뻔했다.”
“그러니 밥, 술 잘 먹고 잘 마시는 게 다 내 덕 인줄 알아라. 아니다. 막걸리 덕이다. 막걸리를 두 사발 마시지 않았다면, 시퍼런 작두로 댕강댕강! 텐데….”
아무튼 그 무섭고도 다행스런 이야기의 끝 무렵, 우리들 발길은 강천산 출렁다리 현수교에 이르렀다. 땅바닥이 저만큼 어질어질 현기증이 난다.
이어 9장군폭포다.
“이 팻말 좀 봐라. 천년사랑! 그러니까 이 9장군 폭포에 천년사랑의 얘기가 있나보다. 운당! 이번에도 이에 대한 자초지종을 얘기해라. 이놈의 설명 글씨가 왼통 안 보인다. 죽으면 늙어야 하는데…. 쯧!”
“좋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은 아니고, 마한의 아홉 장수가 적에게 쫓겨 이곳까지 왔다. 이 폭포 아래로 몸을 던질 것이냐 말 것이냐? 그 운명의 기로일 때, 한 장수가 용감히 나섰다. 죽을 각오로 싸우자고 말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승리를 얻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 왼쪽 폭포는 남성, 저 오른쪽 폭포는 여성이라 한다. 가운데, 저기 불쑥 솟구친 바위가 바로 남근바위다. 여근바위는? 에이, 다들 생긴 거 알잖느냐? 각자 알아서 봐라.”
“싸움이라면 이골이 난다. 쬐그만 땅이 넓다고 둘로 나눠 너 죽고 나 살자며 한시도 조용한 날이 없는 나라에 사는 것도 징그럽다. 9장군 얘기보다 천년사랑 얘길 자세히 해라.”
“알았다. 저 폭포 위를 봐라. 이 남근폭포 위쪽, 그래 저 바위가 숫거북바위다. 그리고 저 여근폭포 위쪽 바위가 암거북바위다. 이야기인즉슨 이곳 깊은 산골에 못생긴 마시지걸을 좋아하는 쥐, 7시간 떡치는 능력 절륜의 닭처럼 제 꼴대로 사는 젊은이가 살았다. 이에 그 어머니는 마음병이 났고 젊은이는 비로소 잘못을 뉘우쳤다. 정신 차린 그 녀석이 어머니 병환에 쓸 약초를 구하려 산속을 헤매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다. 꿈을 꾸는데 폭포 위에 산삼이 있다는 거 아니냐? 젊은이는 산삼을 찾아 폭포 정상을 헤매었으나 찾지 못했다. 어느덧 해는 지고 시름에 잠겨있을 때다. 아! 저만큼 달빛에 산삼이 보이는 것 아닌가? 허겁지겁 산삼을 향해 가던 젊은이는 그만 폭포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젊은이가 죽었냐? 그러면 상황 끝이고 천년사랑도 없다. 아무튼 때맞춰 폭포 아래 용소에서 목욕하던 선녀가 젊은이를 구했다. 발가벗고 목욕하던 선녀와 효성 가득한 젊은이의 만남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다. 그렇게 젊은이와 선녀는 산삼을 캐고 사랑도 캤다. 허나 선녀가 하찮은 인간 세상의 젊은이와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은 옥황상제는 분노했다. 하지만 사랑엔 국경도 빈부귀천도 없는 법 아니냐? 옥황상제는 고심 끝에 개법원이나 헌법개판소보다 더 탁월한 판결을 내렸다. ‘너희는 앞으로 천년 동안 폭포 아래 용소에서 거북이로 살아라. 천년이 되는 날 동 트기 전 폭포 정상에 오르도록 하라. 그러면 하늘로 올려 주겠다.’ 그렇게 약속했다. 인간에게 천년은 긴 세월이지만 하늘 시계로는 그저 꿈 몇 번 꾸는 시간이다. 그렇게 천년이 되었다. 젊은이와 선녀, 두 거북은 폭포를 오르기 시작했다. 숫거북은 암거북의 엉덩이를 밀어 먼저 폭포 위로 올려 보냈다. 그리고 숫거북도 곧 정상에 오르려는 순간이다. 일이 그렇게 잘 풀리면 또 얘기가 싱겁다. 그래서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다. 호랑이가 ‘이놈 숫거북아! 저 암거북은 내 것이다.’ 공격하였고, 숫거북은 ‘어림없다. 나의 천년사랑을 지킬 거다.’ 그렇게 둘이 송방을 거듭할 때, 그만 얄궂게도 동이 트고 말았다. 아!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비극이다. 이를 지켜보던 옥황상제는 이루지 못한 두 거북의 애절한 사랑을 영원히 이어주고자 했다. 그래서 저 숫거북과 암거북 바위가 생겼고, 그들의 눈물인지, 오줌인지 모르지만 폭포수는 영원히 우리들 가슴에 사랑의 물길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싸가지 없는 호랑이도 바위가 되었다고 하니 역시 찾아보아라. 이상 끝이다.”
아무튼 그런 연유인 듯 싶다. 9장군 폭포 주변에는 성테마 공원이 조성되어있었다. 조금 은밀한 작품도 있지만, 사랑의 기를 듬뿍 받을 수 있었다. 특히 7시간은 깜도 아니다. 천년은 시간이라고도 안하고 세월이라고 한다. 그 천년사랑 아닌가?
“야! 참 좋다.”
우리 일행은 천년사랑 앞에서 그저 황홀함에 빠져 한동안 배고픈 줄도 몰랐다.
그런데 보고기를 쓰고 나니 제목이 좀 맘에 걸린다. 제목은 ‘강천산 버들치 2’임에도 버들치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이게 무슨 사기나 주제이탈이랴?
자기 스스로 자기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나라다. 사자방쓰레기, 종편떡기레기들이 아귀다툼으로 먹은 놈, 튄 놈, 재린 놈, 종합세트가 있고, 그 놈들 장롱에는 귀신이 현금다발을 수억씩 가져다 놓는다 했다. 그런데 이 무슨 또 비극인가? 그 상득, 시중이 같은 놈들이 저질러 놓은 빚을 우리 민초들이 꼬박꼬박 세금으로 갚아야 하니 말이다.
그러니 버들치 얘긴 없지만, 해량하시라. 그저 어깃장 한 번 잘도 놓는다. 얼씨구, 좋다! 허벅지 맞장구라도 쳐주면 감지덕지다.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어릴 적 인사말로 문안 올리며 2015년 강천산 나들이 이제 f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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