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말복에 직소폭포를 다녀와
더운 삼복찜통 가뭄날씨에, 이쥐놈닭그년 일당이 좌충우돌 발광추접을 떠는 세태라 결론부터 얘길 하겠다.
직소폭포는 부안 변산반도 내변산에 있다. 내변산탐방지원센터를 찾아 주차장에 이르면 2.3km에 이르는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걸어 30m 높이의 얼굴 반반한 폭포를 볼 수 있다.
가까이에 반계 유형원 선생 유적지와 임란 코무덤, 개암사와 내소사 그리고 청자박물관 등도 둘러 볼 수 있으니 하루 나들이로 좋은 곳이다.
물론 발품을 더 팔면 격포항에 들려 채석강도 걷고, 곰소항의 젓갈 냄새도 맡고, 나오면서 부안읍에 들려 낭주식당 같은 맛집에서 전라도 특유의 맛난 밥에 복분자나 오디주, 그렇다. 시원한 동동주를 꿀꺽꿀꺽 들이킬 수도 있으리라.
내변산탐방지원센터 주차비는 2천원이었다. 국립공원임에도 입장료는 없었다.
기분 좋게 숲길을 조금 걸으니 멸종희귀식물생태원이 있는데, 아직 조성 중인지, 어수선했다.
그래 눈길만 주고 조금 더 가니 멀쑥하게 서있는 실상사에서 독경 소리가 한가롭다.
길이는 짧지만 내를 건너는 아치형 다리 이름이 멋있다. 바람꽃다리. 미선나무다리, 직소보다리를 건너 숲의 향기에 취하니 어느새 직소보와 관음봉을 조망하는 하트형 멋진 데크가 있다. 잠시 쉬고 부안 상수도원이라는 그 직소보를 반 바퀴 둘러 휘도니 이번엔 직소폭포를 관망하는 데크다.
바라보이는 주변 산들은 청정하건만, 안타깝게도 폭포에 물이 없다. 세 살짜리 사내 녀석 오줌 갈기만도 못한 실낱같은 물줄기가 떨어지는데 보기 민망하다.
하긴 폭포뿐이랴, 직소보의 물도 오랜 가뭄에 시달려 이끼가 끼었고, 직소천의 물도 고여 있는 곳은 흐리다.
하물며 선녀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소의 물도 이마를 찌푸리게 한다.
괜스레 중간에 세워진 자연보호비 석물에게 욕을 한다. 인간이 자연을 보호한다는 게 넌센스다. 자연에게 인간을 보호해달라고 부탁하는 인간보호자연비가 맞는 말일 게다.
친일독재자 닭까지마시오와 이쥐놈닭그년에 이르기까지 자연보호라는 미명아래 난개발의 결과물이 바로 우리 인간의 목숨줄을 죄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死)대강에 한 번 나가보시라. 악취와 쓰레기는 덤이오, 이끼벌레와 녹차라떼는 우리 인간시체의 다른 모습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도 모처럼 시원한 바람도 쐬고, 단풍나무 숲길도 걸었다. 이곳 특산종이라는 부안종개는 눈을 씻고도 못 봐 아쉬웠지만, 떼 지어 노니는 피라미 식구들과 눈 맞춤도 했으니 하루 발품으로는 그만이다.
이제 정리하자.
그래, 2015년 말복 날은 한 마디로 행복이다. 그러니 지랄 말아라. 니들이 아무리 거들먹거리며 겁박을 줘도, 눈 가리고 아웅, 사기로 눙쳐도 세월은 흐른다.
그리고 만물은 다 죽는다. 죽어서 썩는 게 자연의 이치다.
그래서 행복이다. 2015년 말복 날, 부안 변산반도 내변산 직소폭포를 만나고 나오는 몸이 가볍고 마음도 평화롭다.
꽃 피는 봄, 단풍 가을, 그리고 흰 눈 덮인 겨울에도 찾으면 참 좋은 곳이 바로 직소폭포 아닐까? 글을 맺는다.(2015. 8. 12)
<내변산탐방지원센터>
<변산바람꽃다리, 이 다리는 건너지 않고 직진한다. 가운데 솟은 바위는 인장바위>
<탐방 안내도>
<변산 깃대종 안내판>
<원불교 성지>
<봉황포란지형의 명승터>
<실상사 안내판>
<담장이 없어 시원한 실상사>
<미선나무 다리>
<직소보 다리>
<직소보 데크에서 바라보이는 관음봉>
<여기만 오르면>
<선녀탕, 올해 선녀들은 피부병으로 고생 좀 했겠다>
<나무꾼은 어디 숨어있을까?>
<직소폭포>
<직소폭포>
<안내판의 물줄기는 시원타>
<푹포의 원천이 드러났다. 그나마 피라미들이 살아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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