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알카사르 궁전-스페인 세비야
세비야의 마지막 여정지, 이사벨 여왕이 기거했다는 ‘알카사르 궁전’으로 갔다. 유구한 역사의 정통 스페인 궁전인 이 알카사르는 1181년 이슬람 왕국 ‘아브 야곱’ 왕을 위하여 처음 세워졌다. 그 후 기독교가 이슬람의 무어인들을 몰아내고 1248년에 개축하였다. 이어 1350년에 즉위한 페드로 1세는 스페인 각지의 이슬람 기술자들을 모아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에 뒤지지 않게 대규모 공사를 하였다. 그래서 기독교가 아랍인을 시켜 건축한 아랍 양식의 궁전이라고 한다. 일테면 적과의 동침궁전이며, 문화의 합일 궁전인 것이다.
8백년 역사를 한달음에 보러 정문에 발을 들이니 백합 모양의 꽃이 활짝 핀 큰 나무 두 그루가 나그네를 반긴다. 그렇게 궁전 여기저기를 눈여겨 둘러보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모든 게 장님 문고리 잡는 격이다.
그래도 꽃이 일정한 크기로 자라면 꽃 이불을 덮은 듯 보이는 굴처럼 움푹 파인 아랍식 정원, 정교하고 아름다운 무늬의 기둥, 벽, 창문, 천정 등을 둘러보며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바로 이것이구나, 아는 척 고갤 끄덕인다.
“이 아랍어가 무슨 말인지 아시오? ‘만지지 마시오’랍니다.”
가이드가 궁전 벽에 새겨진 눈부신 장식의 꼬부라진 글자를 가리키며 웃는다.
“그 앞에 한 구절 더 있구먼. ‘누가 볼 때만’이란 말이 있구먼.”
그렇게 싱거운 농담 주고받으며 알카사르 궁전과도 작별을 했다.
<백합꽃 모양의 꽃을 피운 꽃나무>
<사람이 만들었을까?>
<움푹 파인 정원, 꽃이 자라면 이불처럼 덮는다는>
<금일까?>
<장인정신의 승리>
<알카사르 궁전의 정원>
<알 카사르 궁전과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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