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자 마고는 아반과 나만을 데리고 이번엔 고인돌궁궐의 맨 위쪽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두 손을 하늘 높이 뻗쳤다. 지난번 하늘로 솟구친 지유가 만들어놓은 은하수의 한 쪽을 잡았다. 그 은하수를 실달성으로 끌어왔다.
그러자 은하수가 실달성쪽으로 기울어지며 폭포처럼 물을 쏟기 시작했다. 콸콸콸콸, 세찬 물살이 되어 실달성을 구석구석 씻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창조자 마고는 은하수로 실달성을 깨끗이 청소했다.
“아! 아! 아아아!”
엄청난 물길이 실달성의 구석구석을 씻어내는 동안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바로 은하수 물살에 씻겨나가는 생명체들의 소리였다.
“아아아! 아아!”
뭍에 사는 짐승들, 물속에 사는 물고기, 땅 속에 사는 벌레, 꽃나무와 풀까지도 소리를 질렀다.
마침내 실달성의 모든 것들이 그 물살에 휩싸여 씻겨 내려갔다. 그렇게 그들이 씻겨 내려간 곳은 실달성 아래쪽에 있는 지구별이었다.
실달성 아래에 있던 지구별은 그때까지는 참으로 조용한 별이었다. 실달성의 그늘에 숨어 푸른빛으로 빛나던 아름답던 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실달성에서 엄청난 폭포수가 세찬 물살로 떨어지자, 지구별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소동이 일었다.
‘우르르, 쿵! 콸콸콸!’
요란한 소리와 함께 떨어진 물은 지구별을 움푹 파이게 하고 불쑥 솟구치게 했다. 솟구친 곳은 산이 되고 움푹 파인 곳에는 물이 고였다. 그리고 그 요동치는 소란에 지구별의 중심축마저 기우뚱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지구별이 기울어지자, 고여 있던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물이 흐르며 이리 저리 작은 물줄기가 생기고 그 물줄기들이 다시 모여 기다란 강이 되었다. 그 강이 다시 호수를 만들고 마침내 너른 바다가 되었다.
하늘에 보이는 별들의 모습도 달라졌다. 일곱 개의 별, 북두칠성을 거느린 북극성이 기우뚱 기울어진 지구별의 중심축이 되었다.
지구별에 떨어진 물이 다시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되더니 비와 눈이 되었다. 눈이 내리면 춥고 비가 내려 눈을 녹이면 따뜻해졌다. 그러는 동안 바람이 생기고 안개가 피어나 오묘한 기후변화가 생겼다. 그렇게 봄여름가을겨울이 생겼다.
그리고 은하수를 따라 지구별에 떨어진 온갖 생명체들이 곳곳에 흩어져 다시 생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뭍의 짐승은 뭍에 보금자리를 틀었고, 물속 고기들은 내와 호수, 강과 바다를 집으로 삼았다. 벌레와 꽃나무, 풀들도 각자 알맞은 삶터를 찾아 뿌리를 내렸다.
그럼 창조자 마고가 자신의 모습을 둘로 나누어 만든 남자인 아반과 여자인 나만은 어찌 되었을까? 물론 그들도 지구별의 식구가 되었다. 은하수 물을 타고 무사히 내려와 지구별의 한 식구가 되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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