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가(湖南歌), 호남시(湖南詩)를 따라서 · 43
사농공상(士農工商)은 낙안(樂安)이요, 부자(父子) 형제(兄弟) 동복(同福)이로구나.
세상에 진짜 꿀이 진짜로 있다면, 그건 부모가 직접 벌을 키워서 자식에게 주는 꿀이라고 한다.
그렇담 자식이 부모에게 드리는 꿀은? 그건 파헤칠 일이 아니다. 하여간에 자식도 부모가 되는 거니까 말이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한다. 유토피아가 별건가? 죽어서 간다는 천국, 극락 다 입발림 소리다. 믿든지, 가든지 그건 개인의 몫이다.
다만 이 무더운 여름 날 부모님께 시원한 콩물 국수 한 그릇 대접도 안하는 놈이 천국이나 극락을 찾는 게 우습다. 한 마디로 부모와 자식이 서로 사랑, 효도하는 현세가 천국이고 극락이다.
그렇다면 부모형제 모두가 낙안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그곳은 어딜까? 바로 동복이 그곳일 수도 있다.
오래 전, 지가 무슨 신이나 된 듯 ‘통속의 염을 금할 수 없다’고 하던 왜왕 히로히또의 상판대기가 생각난다. 그러니까 좋게 해석해 봐도 왜가 조선을 식민지배 한 것이 ‘세상일로 볼 때 어떤 생각을 그만둘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쩐단 말인가? 어떤 생각이 무어냔 말이냐?
물론 그 속맘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빠가야로, 조센징이노 시키들! 짐에게노 와서 90도노 인사노 하거라.’
그런 결과로 부시의 골프카 기사였던 이명박이가 왜왕에게 90도 허리 꺾어 인사하는 걸 봐야했지 않은가?
오사카에서 태어난 이명박의 왜명은 스기야마 아키히로(月山明博)다. 또 명은 명치유신의 明, 박은 이등박문의 博을 따서 지었다 한다. 왜냐? 존경하고 그런 인물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겠느냐?
결과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요즈음 귀태란 말로 세상이 시끄럽다고 한다.
원래 귀동(貴童)이는 공을 들여 낳은 아이다. 귀신 귀(鬼)자를 귀할 귀(貴)로 바꿔 귀동(貴童)이라 한 것은 그 씨를 에둘러 감추기 위함이었다. 그 귀동이들이 색동저고리를 입은 것도, 명절 날 귀한 씨를 준 사람에게 알려주려는 뜻이었다. 훗날 너도나도 색동저고릴 입히는 대중적인 풍속이 되었지만 말이다.
아마 귀태의 한자가 귀신 귀자가 있는 鬼胎여서 난리인 듯싶다. 귀한 씨나 모양이라는 귀태(貴胎)나 귀태(貴態)였다면 좋아서 미치고 팔짝 뛰었을 것 아닌가?
일이 이쯤 되니 히로히또에게 90도로 절하는 친일파 상판대기 일당들이 너도 나도 침을 튀긴다. 선거로 뽑혔는데 감히 귀태라 한다고 눈알 부라린다. 그러면 선거에 참여를 안 한 사람은 욕을 해도 된다는 말인지 어쩐지 잘 모르겠다.
하여간 이놈의 나라를 떠나지 못해, 힘이 없어 눌러 살며 견디며, 이름이라도 바꾸고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모른 척 하는 건지, 무시하고, 비웃으며 즐기는 건지 알 수 가 없다.
참말로 양반의 욕 ‘시벌시벌’이 청산도 절로요 녹수도 절로다.
사실 귀태(鬼胎)는 슬픈 역사의 현실이다.
이 나라 천여번의 외침 때 이 귀태(鬼胎)란 말에 성질내는 집안의 여자들은 다 금강산 1만 2천 뾰족봉 아무도 오르지 못하는 봉우리의 동굴로 들어가 살았단 말인가? 이슬과 산소만 먹고 마시며, 방구도 안 뀌고, 코도 안 풀고, 가래침도 안 뱉고, 똥오줌도 안 누고, 청결, 청순, 순결, 가련, 임 향한 일편단심으로 24시간 외간 남자의 경계에 몰두하며, 심지어 쥐며느리 수놈의 숨결이 닿는 것조차 막아내면서 고고하게 살았단 말인가?
그리하여 한 끝 구정물도 튀기지 않은 순도 100% 귀태(貴胎)만 만들었단 말인가?
귀태(鬼胎)를 쓴 재일동포 ‘강상중, 현무암’씨의 책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를 보니 전후 일본과 한국은 기시 노부스케가 만든 괴뢰국 만주국의 복사판이라는 거다.
기시는 만주국을 군부와 관료, 닛산과 같은 일본 재벌이 지배하는 철저한 중앙통제형 개발독재체제의 실험실로 만들어 경제개발 5개년 같은 계획경제, 수출 주도, 농촌진흥, 중화학공업 육성 등 정관주도 성장전략을 펼쳤다. 그리하여 한국의 새마을운동, 국기에 대한 맹세, 애국조회, 군사교육, 충효교육, 국민교육 헌장, 퇴폐풍조 단속, 반상회, 고도 국방 체제를 위한 총력안보 체제 따위의 통제장치들이 모두 그 만주국 실험을 거친 것이라는 거다.
하나 같이 맞는 말이다. 생각이란 걸 할 줄 알면 한 번 생각 좀 해봐라.
왜 그런 귀태란 말이 나왔는지 말이다. 달을 보라니 손가락만 보지 말고 말이다. 무슨 미국 하바드를 나왔다고 뻐기고, 배끼긴 했어도 박사논문도 있다고 으스대지만 말고 말이다.
박정희가 누군가? 왜왕께 충성을 맹세하며 혈서를 썼고, 이름도 다까끼 마사오에서 오카모토 미노루로 바꾼 뼈와 피까지 철저한 친일파다. 바로 왜인 귀태 아닌가?
그런데 문제는 그 기시 노브스케와 박정희란 귀태(鬼胎)가 없었으면 기시의 외손자 아베 신조, 박정희의 딸 박근혜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에 딸랑이들이 성질이 난 모양이다. 그래서 이 염천에 상판대기 보일 수 있는 놈은 모두 총 출동하여 저마다 물려받은 귀태의 상판대기를 일그러뜨리며 개 거품을 무는 거다.
그렇다고 이 나그네가 그 딸랑이들을 나무라는 것도 아니고 어쩐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혀나 끌끌 차며 나그네는 동복으로 들어선다.
전남 땅 화순 동복!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다. 세종 27년(1475) 훈민정음 반포 뒤, 곧바로 향교가 세워진 곳이니, 배움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조광조와 더불어 이곳 남쪽에서 귀양살이를 한 최산두 선생이 살다간 곳이다.
방랑시인이라고 부르는 삿갓 선생이 눈을 감은 곳이다.
최산두 선생과 삿갓 선생이 즐겨 찾은 적벽과 그 적벽이 있는 옹성산이 있다.
만경대도 있다. 빨갱이 찾느라 눈이 빨개진 수구꼴통들이 이 말에 자다가 벌떡 일어날지 모르나 실제로 그 이름의 명경이 있다. 평양 대동강 만경대는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이나, 이곳에 오면 그 만경대를 거닐 수 있다.
예전에는 한양 가는 큰 길이어서 남덕원이라는 역이 있었던 교통의 요지이기도 했다. 남쪽에서는 유일하게 남덕원 역비가 남아있어서 역사의 타임머신을 타고 옛 나그네들을 만나볼 수 있다.
동복 오 씨의 본향인바, 서양화가 고 오지호 화백의 미술관도 들릴 수 있다.
한천 농악이 유명하고, 동복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물 마을, 둔동 마을도 있다.
약초의 고을이다. 고려 때 장뇌삼을 길렀다는 모후산과 함께 복삼도 유명하다.
이 세상 낙원!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고을
이곳 동복(同福)에서는 귀동(貴童)이도 귀동(鬼童)이도, 귀태(鬼胎)도 귀태(貴態)도 다 한 동복(同腹)이다. 아무리 상판대기 흐트러진 수구꼴통, 딸랑이, 친일파도 다 형제다. 낙지도 쥐도 닭도 형제라면 그냥 형제다.
동복에서 느낀 마음은 포용 그것이다.
지나는 길에 꼭 한 번 동복 고을에 들려서 너그러움이라는 복도 받고, 평화와 평안을 누려보기 바란다.
<적벽의 옛 모습. 지금은 수원지 속에 잠겼다.
삿갓 선생이 이곳에서
무등이 높아도 소나무 아래에 있고
적벽강이 깊어도 모래 위로 흐른다
라는 시를 읊었다.>
<동복면 사무소>
<삿갓 선생이 이곳 동복현루에서 읊은 군루승효상 시비>
<남덕원 역비>
<동복 오씨 시조 신도비>
<동복 고을을 사랑한 최산두 선생 유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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