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de beach
Cloud H Kim
<왜인들이 폭파해버렸다는 무등산의 용추폭포>
아, 덥다, 아직 삼복도 아닌데 너무 덥다. 그렇다고 쥐새끼가 만들어놓은 死대강에 나갈 수도 없다. 며칠 전 행여나 하고 갔더니, 역시나 였다. 고인 물이 썩으니, 평수 좁은 콧구멍도 둘 데가 없었다. 속이 메스껍더니 피부에 블그스레 반점이 별자리를 그리며 돋았다. 피부과 신세를 사흘이나 져야했다.
“死대강 물 떠다가 그 쥐새끼 일족하고, 그 밑에서 딸랑거리던 달구 이하 돈독 오른 51.6%의 516종자들에게 먹이고 샤워도 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한 마디 하고는 다시는 그 死대강가에 가지 않을 것을 전신님과 만신님께 맹세를 했다.
그렇다면 산이 좋냐? 바다가 좋냐? 하는 데 이게 웬 떡인가? 뱃살과 낫살 자랑은 안하는 거지만, 우쨌던 자식들이 돈을 모아 주며 회갑기념 여행을 다녀오라는 거 아닌가!
맨 먼저 클라우드 킴에게 전활 걸었다. 우리가 핸폰이라고 하는 Cellphone(셀폰, 휴대전화)의 숫자를 손가락으로 콕콕 찍는다. 근데 이상하다. 왜 번호를 찍으면서도 전화를 건다고 하냐? 그건 옛날 왜정시대 영화를 보면 답이 있다. 쪼끔 높은 놈이 시건방지게 지 사무실 책상 위에 구둣발 올려놓은 장면을 보면 그 뒤쪽 기둥에 전화기가 걸려 있다. 그땐 전화기 위치가 그랬다. 그래서 전화를 건다고 하는 것이다.
“응, 너냐. 그래야? 니 새끼들도 참 효자효녀다. 나도 너처럼 돈 받았다.”
“그러냐? 그럼 어디로 갈까?”
“간단하다. 날 더우니 Nude beach 가자.”
“그게 뭔디야?”
“넌 꼭 내가 설명해야 아냐? 뭐긴 뭐야. 깨 벗고 목간하는 해수욕장이지.”
“아따, 목간이야 깨 벗고 하재. 양복입고 넥타이 메고 허냐? 문제는 그런 곳이 있느냐다.”
“있다. 이참에 America에 가보자.”
“어메리카야? 코 큰 놈 나라야.”
”지가 크면 얼마나 크것냐? 코 크다고 다 큰 것 아니다. 비향기 타자.“
그래서 우리들 몇은 낫살 덕분에 자식놈들이 거둬준 돈을 지갑에 빵빵이 넣고, 클라우드 킴을 앞세웠다. America, 아, 대똥만 되면 달려가 행니임, 오옵빠, 삼추운, 아자씨이! 하면서 꼬릴 흔들고, 골프카를 운전한다. 그뿐인가? 소고기는 기본이고, 몇 십, 몇 백조의 비행기, 전차, 유도탄 등 무기도 사줘야 한다. 실로 세계 최고의 깡패국가 어메리카 행, Airplane에 몸을 실었다.
“야! 크다.”
그렇게 비행기도 컸지만, 참 큰 나라 어메리카에 곧 도착하였다. 조선조 임제 시인이 ‘나 죽으면 큰 나라인 중국에 태어날 테니, 내 죽음을 서러워 말라’했다지만, 나도 다음 생에는 어메리카에 태어나야지 했다. 근데 내 친구 클라우드 킴은 귀신이다. 내가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했는데도, 단박에 알고는 면박이다.
“야, 임마. 한 번 죽으면 그걸로 끝이다. 다음 번 세상은 없으니, 오늘, 지금, 현재에 이 어메리카 땅을 밟은 걸로 만족하고, 가는 날까지 주욱 그 만족을 만끽해라. 자. 가자. Nude beach로!”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란 말 누가 만들어놨는지, 알기만 하면 젖은 귀싸데기에서 마른 먼지가 날 때까지 패버리고 싶었다.
Korea 국에서 VIP가 왔다고 한다. 그것들 들어갈 때까지, 쪼까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VIP? 비프가 뭐시다냐? Korea 국은 우덜 나라인 한국인지 알겄는데 마다.”
“니들 백성 등골 빼먹고, 기름 짜먹는 놈들이 VIP(비프)다. 넌 항시 유식이 출장을 잘 가서 탈이다.”
“젖은 귀싸데기 먼지 나게 쌔려버릴려고 했는데, 저것들이 우덜 등골 빼고 기름 짜는 비프여야? 음메 무서봐라.”
“할 수 있냐? 저 비프들 들어갈 때까정 쫌 기다리자.”
그렇게 그 비프들이 들어갈 때까지 우린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원래 이 Nude beach는 남자나 여자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게 원칙이라 했다. 허나 장식품을 한 가지씩 몸에 걸치거나 붙이는 걸 허용한다고 했다. 그게 유행인데, 빌보드 차트에서도 18주 연속 1위로 인기를 끌어간다고 했다. 다 벗은 몸에 뭔가 하나로 점을 찍으니 그게 화룡정점, 매력 포인트라는 것이다.
“아, 난 두말할 것 없서. いろめがね(이로메가네, 색안경)라고.”
맨 먼저 촐랑대고 나선 건 우리들이 ‘쥐’라고 부르는 비프(VIP)다. 여기서 비프는 VIP의 본토발음이다. 비프 스테이크의 준말, 그러니까 소고기가 아니다. 하긴 ‘쥐’는 그 소고기 때문에 명박산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지놈 나라에 전해 내려가고 있다 한다.
하여간에 그 쥐 비프가 이로메가네, 즉 썬글라스를 지놈의 거시기에다 걸치려고 했다. 헌데 몇 차례 시도를 했으나, 안 된다. 그러기엔 아무래도 물건이 부실하다. 쥐 거시기니 오죽하겠느냐? 쥐 비프는 한동안 축 늘어진 그 쬐깐한 물건을 키워 보려고 주물럭거리며 애를 쓰더니 포기하고 만다. 신경질적으로 이로메가네를 후딱 얼굴에 걸친다. 잘 한 짓이다. 있는 지 없는지 모를 그 쬐깐한 쥐 눈도 가리고, 무엇보다 해수욕장에서 힐끔힐끔 훔쳐보기는 그 이로메가네만한 게 없다. 그래서 쥐 비프는 축 처진 쬐깐한 물건 촐랑촐랑 흔들며 Nude beach 입장이다.
다음번은 별명이 보온병이라는 종자다. 큰 소릴 탁 친다.
“야! Thermos(테르메스, 보온병) 가져와.”
“테르메스가 뭐냐?”
“보온병이다. 저것이 그랬잖냐. 보온병 들고 포탄이라고 말이다.”
“아! 맞어. 크크크. 저 새끼, 아이구 이건 욕이고. 아무튼 저 비프가 보온병이구나.”
“여기선 욕해도 된다. 너희 나라 한국말 알아 퍼먹는 인간들 없으니 말이다.”
모처럼 클라우드 킴이 인심을 팍팍 썼다. 하지만 여기 Nude beach에서는 인심 팍팍 썼다 보다는 거시기가 착착 서야 한다. 내건 잘 설까? 그 걱정이 앞섰다.
“근데, 저 보온병 비프가 왜 보온병을 가져오라 할까?”
“두고 보자.”
두고 보니 정말 가관이다. 그 보온병 비프가 보온병을 자기 물건에다 걸려고 한다. 헌데 택도 없다. 생각해보라. 보온병이 거시기에 걸어지겠는가 말이다.
“진짜 꿈도 크고 야무지구만. 못 오를 나무 쳐다보지 말고, 걸지 못할 물건 챙기지를 말아야지. 에끼, 이 오살놈 비프야!”
결국 보온병 비프도 보온병을 거시기 대신 목에 걸고 축 쳐진 물건 찰랑대며 Nude beach 입장이다.
세 번째 인물은 요즈음 국제적인 스타 ‘Grab 창중(그랩 창중, 엉덩이 움켜 창중)’이다.
“야, 저거 언제 기어 나왔지. 한 달 넘게 어디 구멍에 콕 짜그라져있다던데?”
“인마, 지 주인, 달구 비프 빽 믿고 살짜기 따라왔겠지.”
“맞어. 생각잔 하고 살아라. 역지사지다. 근께 니 거시기를 Grab 해주던 여인네가 있다하자. 그 여인이 한두 번 헛짓했다고 어떻게 야멸차게 콩밥 먹이겄냐?”
“그래, 그놈의 정 때문에, 인간, 특히 비프들은 더 빨리 망한다. 논어 치정편 3장 1항에 있는 말이다.”
“쉿! 우좌지간 저 인간 어쩌는지 보자.”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우리가 달구 비프라고 부르는 여인이 Handcuff(핸커프,수갑)와 Mitten(미든, 장갑)을 꺼낸다. Grab 창중의 손에 장갑을 끼우고, 수갑까지 채운다.
“이러면 달구님의 엉덩이는 어떻게 움켜쥐나요?”
“아무 말 말아욧. 내 것 말고 남의 것 움켜쥔 죄값이니까욧. 그리고 여기에 널린 게 덩실덩실 맨살표 Hip인데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잖아욧”
달구의 사나운 눈초리에 Grab 창중, 역시 끽이다. 물건은 물론 고개까지 축 쳐진 채, 그대로 Nude beach 입장이다.
아, 이번엔 우리가 자라목이라 부르는 재계의 대단한 거물이 등장했다. 그런데 그 자라목 비프는 어떤 여인의 커다랗고 아름다운 Eye(아이, 눈)를 그곳에 붙인다. 그 여인의 Eye에서 동그란 눈물방울이 뚝 떨어질 듯 하다.
“저 그림이 ‘행복한 눈물’인데. 거기서 눈만 오려냈구먼, 그러니까 행복한 눈물 그림이 어디 있는가 했더니 자라목 비프에게 있었나보다.”
수백 억짜리 그림을 가지고 있으면서 얼마나 자랑하고 싶었을까? 하여간 자라목 비프도 그 행복한 눈물을 흘리는 여인의 Eye를 하나 오려서 거시기에 탁 붙였다. 매우 흡족한 얼굴로 Nude beach 입장이다.
아, 이번에는 추접계의 거물인 용석 비프다. 그런데 또 달구 여인 비프가 Clothespin(클로우스핀, 빨래집게)을 가지고 온다. 보통 집게보다 크고 억새 보이는 특제품 집게다. 그게 사정없이 용석 비프의 물건 쪽으로 다가간다.
“잠깐! 차라리, 요, 입에다 물리면 안 될까요?”
“시끄럿! 다음번 국해공천 받을려면 이런 훈련을 받아야 해욧”
순간 용석의 물건이 빨래집게에 물려버린다. 해본 적은 없지만, 꽤나 아플 거다. 하지만 달구 비프의 매서운 눈 흘김과 표독스런 말투에 용석 비프도 그대로 찍, Nude beach 통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대 되는 순간이 또 남았으니, 바로 달구 여인 비프의 그것, 머시기다.
“흐흐, 난 좀 특별하지.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위대하신 아버지의 전통을 이어 받으니까.”
마침내 달구 여인도 옷을 활활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벗어 제쳤다. 그런데 내가 침을 꼴깍 삼키면서, 너무 긴장하여 0.0001초간 눈을 깜빡 거릴 때였다. 아, 그 중요한 순간에 눈을 깜빡이다니. 그 새를 못 참고 이 무슨 낭패란 말인가? 이미 달구 여인의 중요부위인 그곳에 Star(스타, 별)가 붙여져 버렸다. 지 애비에 그 딸이라고 One Star라면 어떻게 갈라진 틈새로 쪼깐이라도 머시기를 볼 텐데, 이건 Fore Star다. 별 4개가 철저히 은폐 엄폐를 한다. 천추의 한이지만 어쩌랴? 용석이가 ‘유부남의 입장에서 군살하나 없이 날씬한 몸매에 애도 없는 처녀인 달구에 대해 섹시하다는 표현만큼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다.’고 한 것처럼, 그저 벗어 제키는 대목만 Replay(리플레이, 재현)로 만족하는 Rabbit(레빗, 토끼)이 되었다.
“하이고메! 하이고메!”
“데이고야! 데이고야!”
모두들 신이 났는데, 장갑 끼고 수갑찬 Grab 창중 비프와, 빨래집게에 거길 물린 Clothespin 용석 비프만 죽을상에 한숨이다.
“짜식들! 쪼인트 까기 전에 참엇! 앞으론 오직 이 달구만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해야 하는 거얏. 눈깔, 손깔, 거시기까정 헛 반디로 돌리는 즉시 니들은 눈물 콧물 없이 바로 똥침 십팔회 실시다. 알것냣?”
정말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 냉장고에 붕알을 넣고, 기차 선로에 고추를 올려놓고 말지, 달구 비프의 표독스런 질투와 해코지에는 견딜 수 없다는 논어 복수편 4장 3항의 말이 딱 맞다.
하지만 어디 까지나, 그건 놈들 일이고, 나는 거시기에 뭘 걸까? 바로 그 지점에서 고민을 할 때다.
“여기서 깊은 철학은 필요 없다. 손자 병법, 주막싸움 편의 기록처럼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그러니 넌 Cap(캡, 모자)을 씌워라. 예전에 너희 나라 소설가 정 머시기 선생이 거기다 모잘 씌우고 이곳을 걸어갔다는 history(히스터리, 역사)가 있다. 그때 당시 이곳의 모든 누드 여성, 그리고 남성들의 이목을 한 몸에 집중 시켰다. 참으로 너희 나라의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위대하고 찬란한 어메리카 정복의 역사다. 예로부터 쏘련놈에게 속지 말고 미국놈은 믿지 말라 했다. 이 큰 나라 어메리칸의 물건은 크기만 컸지 빳빳치가 못하다. 그래서 그들은 모자를 씌울 엄두를 못 낸다. 그런데 그 소설가 선생이 본 때를 보인 거란 말이다. 그러니 넌 모잘 걸어라.”
클라우드 킴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충고에 따라 나는 내 거시기에 Cap을 씌웠다
“그럼, 나는?”
이번에는 내 친구 자연 차례다.
“자연, 너는 Necktie(넥타이)를 메라. 넌 너희 나라 양반가문의 피가 흐르는 선비다. 그러니 Necktie를 매야 한다.”
“글먼 클라우드 킴 너는 뭘 걸래?”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킴이 남았다. 그런데 클라우드 킴이 언제 가져왔는지, 손잡이가 달린 주전자를 꺼낸다.
“난 너희 나라의 위대한 술, 막걸리를 담는 Ewer(이워르,주전자)를 걸란다. 너희들 초등학교 때 배운 세계 5대발명품을 아직도 외고 있냐? 너희 나라 물건 중 막걸리가 나침반, 화약, 망원경, 종이와 더불어 세계 5대발명품이다.”
“알고 있다. 근데 그걸 걸 수 있냐?”
“이 클라우드 킴! 진실 아니면 죽음이다. 봐라. 막걸리도 2ℓ 담겨있다. 좀 있다 마시자.”
믿거나 말거나다. 그날 클라우드 킴은 그 막걸리가 담긴 주전자를 거시기에 걸고 Nude beach 황금 백사장을 유유히 걸었다. 모든 여성, 남성들의 부러운 눈길을 한 몸에 받았음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부라보! 원더풀! 액설런트! 만세, 만세, 만만세!”
온갖 찬사와 만세, 그리고 아마 취재 기자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면 그 사진은 세계 보도사진 콘테스트에 나가 일등은 따논 당상. 더하여 기네스북에 올라 천년 이상 누구도 그 기록을 깨지 못할 것이다.
그때다. 영광은 짧고, 허망은 긴 순간이다.
“야, 대지야! 무슨 잠꼬대를 그리 하고 자냐?”
“뭐? 잠꼬대. 시방 내가 낮잠 잔 거냐?
아, 아쉽다. 정말 야리꾸리한 꿈인데. 한 두어 시간은 더 꾸어야 하는데. 그리고 아직 클라우드 킴의 물건에 있는 막걸리도 안 마셨는데 쩝!“
“야! 시원한 냉 막걸리나 마시러 가자. 얼음 동동 띄운 거 있다. 주모 낯짝도 삼삼한 오이 삼삼집 가자.”
“아니다. 정신 확 들게 폭포 물 맞으러 가자. 암도 모르는 내가 개발한 처녀지가 있다. 며칠 전 가보니 좋더라.”
“좋다. 그럼 오이 삼삼집 주모 꼬셔서 거기서 막걸리 마시자.”
“클라우드 킴! 너 거기서 니 물건, 그니까 거기다 막걸리 주전자 한 번 걸어봐라.”
“자식이 낮잠 자더니만 휘까닥 갔냐? 어저께 하도 더워서 내 거시기를 냉장고 냉동실에 넣었더니 그대로 얼어 불더라. 할 수 없이 거시기에 달린 냉장고를 통째 끌고 병원까지 걸어갔다만, 아무래도 막걸리 주전자는 무리다. 크크!”
“우하하하!”
장소를 보안상 미확인으로 남기지만, 우린 그날 비밀의 처녀지인 폭포로 가서 활딱 다 벗어던지고 목간도 하고 탁족을 즐겼다. 물론 막걸리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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