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행

호남가(湖南歌), 호남시(湖南詩)를 따라서 · 32-1

운당 2013. 3. 31. 09:45

2013년 호남가 기행을 시작하며

 

2013 시기제(始記祭)

 

꽁꽁 언 얼음이 풀리니 태공들이 시조제(始釣祭)를 올린다. 겨울 추위도 견딘 물속의 어족들이 벌벌 떨 시조제지만, 어쨌거나 입춘이 지났으니 봄은 왔다.

우수를 지난 봄볕이 따사롭고 산비탈 바위틈의 얼음도 녹았다. 며칠 전 내린 봄비가 스며 초근의 깊은 잠을 깨운다.

 

지난 겨울은 너무 추웠다.

나랄 잃은 유민이 되어 황량한 벌판에서 그 추위를 견뎠다.

그리고 새 봄이 왔으니, 나그네 길에 나선들 얼어죽기야 할까?

 

삿갓 선생 마지막 가신 종명지를 찾았다.

그분이 가신지 백년이 넘었지만, 나그네의 발걸음엔 항시 함께 하실 분이다.

2013년 나그네 길을 떠나겠다는 시기제를 올리며 나그네 길의 안녕과 평화를 빌어본다.

 

 <전남 화순 동복 구암마을 압해정씨 정처사댁-잘 정비된 삿갓 선생 종명지>

 <구암 마을 삿갓 동산에서 이제 아픈 다리 쉬고 계시는 삿갓 선생>

 <구암 마을 동묏동의 삿갓 선생 초분 유허지>

<잠시 몸을 뉘고 계셨던 초분지>

  

2013년 첫 걸음

 

오늘은 20133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일요일이다.

그리고 부활절이다.

산수유와 매화 동백은 방창(方暢)하고, 살구와 복사꽃, 개나리와 백목련도 뒤이어 화창하다. 깨물어보아도 좋을 벚꽃송이도 연분홍 고운 이를 보인다. 금세 꽃구름이 되고 꽃비가 되어 가는 봄을 슬프게 할 것이다.

 

남원에 봄이 들어 각색화초 무장하니

그렇게 부활절 날, 희망의 새 봄을 맞으러 남원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