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가(湖南歌), 호남시(湖南詩)를 따라서 · 28-2
심포리 1004번지, 만경강 하류에서 서해를 내려다보는 망해사(望海寺)는 642년(백제 의자왕 2년)에 부설거사가 창건하고 754년(경덕왕 13년)에 당나라 중도법사가 중창했다 한다. 두 그루의 아름드리 팽나무가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는 낙서전(樂西殿)은 1589년(선조 22년)에 진묵대사가 처음 지었다 한다.
이어 망해사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삼성각을 찾는다. 어디든지 삼성각은 절의 맨 위쪽에 있다. 독성, 칠성, 그리고 삼신을 모시는 전각으로 이 세 신이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본래 하나에 세 신이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 삼성각은 자손을 얻기 위한 기도 도량이다. 그리고 불교보다도 민간전래 토속신앙과 관련이 있다. 불교가 들어와 토속신앙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렇게 망해사라는 작은 현판이 달린 건물과 낙서전, 삼성각을 둘러보고 나온다. 종각 건물은 지난 태풍 때 무너졌을까? 그 아름답던 서해 낙조를 지켜봤을 종각건물은 ‘그대 발길 돌리는 곳’ 이란 흔적만 남겨 놓고 사라져 버렸다.
이곳은 청춘남녀가 찾으면 연애 성공률 100%의 명소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해질 무렵의 금빛노을은 아름다움과 황홀감뿐만 아니라 외로움 쓸쓸함도 함께 가져와 두 사람을 결합시킨다 한다. 그렇게 짝꿍 완성은 기본이다. 더하여 외로움 쓸쓸함을 치유하는 힐링 장소이기도 하다. 외로움과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삶이라면 이곳엘 가보시라. 고속도로에서 접근성도 좋으니, 이곳에 이르러 사랑을 얻고 아픈 상처도 치유하시라 권유 드린다.
평상심에서 사랑으로, 고통에서 평화로움으로 그렇게 그대 마음의 발길을 돌리는 곳, 망해사 범종각은 언제 다시 옛 모습을 찾을까? 보살님 한 분 볼 수 없으니 궁금증을 풀어줄 사람 없어 가늠키 어렵다. 망해사의 범종각, 역시 그리움의 대상으로 이름을 올릴 뿐이다.
이어 망해사를 나와 산책길로 조성된 ‘바람길’을 걸어 가까이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 김제만경 너른 들과 서해, 만경강의 비경이 한 눈이다. 이처럼 강과 바다, 너른 들, 소나무 숲의 뒷동산이 감싸는 마을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여기에 해질녘 낙조까지 곁들여지면, 지상에서 보는 천상의 황홀경이리라. 다음에 손주 손 잡아 다시 찾아오리라. 그리 맘먹으며 가까이에 있는 전선포, 심포항을 지나쳐 죽산면으로 향한다.
<망해사, 노을 좋을 때 아이들 데리고 들려보시라. 후회하지 않을 명소>
<범종각이 있던 터, 태풍 볼라벤이었을까? 다시 옛 모습이 됐으면>
<그대 발길 돌리는 곳, 범종각의 옛 모습>
<왼쪽 옥구백성 사는 땅, 오른쪽 위 산봉우리 쪽은 전선포다>
<산책로 바람길, 주욱 가면 심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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