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방문기

4박 5일의 북한 방문기 13

운당 2007. 11. 13. 06:28

3. 눈물

백두에서 한라로, 우린 하나의 겨레/ 헤어져서 얼마나, 눈물 또한 얼마였던가/ 잘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목메어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작은꽃님! 7월 29일 출발하여 4박 5일의 꿈결 같은 북녘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8월 2일 오후, 서해바다 위엔 검은 구름이 잔뜩 웅크리고 있었답니다. 잠시 부르르 떨던 비행기가 그 구름 아래로 내려섰답니다. 저만큼 푸른 바다와 섬들이 내려다 보였지요. 여기 저기 비행기들이 보이는 걸 보니 인천공항이 바로 눈 아래인 듯 했지요.

확성기에선 똑같은 음량이었지만 ‘다시 만납시다’ 노래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그 노랠 따라 부르다 나도 모르게 콧날이 시큰해지며 뜨거운 눈물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나는 사내 녀석은 울지 않아야 한다는 반강제적 가르침을 받고 자랐지요. 그래서 남에게 눈물을 보이는 게 부끄럽게 여겨져서, 슬픈 일을 보거나 겪을 때 남몰래 눈물을 흘렸지요. 그렇게 눈물을 감추며, 강하게 보이려고 노력했지요.

하지만 나는 그 순간 그냥 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 하지 않았답니다.

‘통일 되어 다시 만납시다.’ 이별의 악수를 건네는 여승무원의 눈시울도 마냥 붉었습니다. 정말 통일이 되어 저 사람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비행기를 내려서다 말고 뒤돌아보니, 금세 눈물을 보이던 소박하고 다정하기만 하던, 북녘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들이 눈물어린 눈앞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사박 오일 머무르며 몇 사람 낯이 익기도 했던 대동강변의 양각도 호텔 안내원들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떠나올 때 통일의 날 다시 만나자며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들은 손을 흔들었습니다. 눈가에 이슬처럼 맺히던 눈물을 그들은 굳이 감추려하지 않았습니다.

7월 30일, 금년 들어 가장 날씨가 좋았다는 그 날 백두산 천지에서 ‘샘요, 아직도 눈물이 남았는 갑네요.’ 날 끌어안고 어린 아이처럼 펑펑 울음을 쏟아내던 경북 김천의 이동욱 선생도 눈물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 날 백두산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갑작스런 기상이변으로 어려움을 겪은 뒤, 아리따운 승무원의 선창에 맞추어 모두들 손뼉을 치면서 ‘하나 민족도 하나, 하나 핏줄도 하나/ 하나 이 땅도 하나, 둘이 되면 못살 하나’ ‘동포 여러분, 형제 여러분/ 이렇게 만나니 반갑습니다.’ 한목소리로 우리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때 여 승무원의 상기된 두 볼에서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 때도 우리는 모두 함께 눈물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아, 하지만 가장 값진 눈물은 7월 29일 고려민항 전세기가 인천공항을 힘차게 박차고 하늘로 솟구쳐 오를 때였습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와!’ 하는 함성과 함께 힘껏 손뼉을 쳤습니다. 그 순간 누구의 얼굴에서도 반짝이는 보석알갱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누구에게도 감출 필요가 없는 아름다운 눈물이었습니다.

작은꽃님! 나는 이번 북녘 방문에서 눈물이 나오면 울어도 된다는 크고 값진 배움을 얻었답니다.

<거울처럼 잔잔한 삼지연 호수>

<구름이 한 조각 오더니>

<이내 삼지연에 구름 지도를 그린다. 독립군들이 왜군과 싸워 크게 이긴 전승지라고 했다.>

<김일성이 사진을 찍었다는 삼지연 호숫가 벗나무(자작나무) 앞에서 우리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안내원이 독립군들이 불렀다는 노래를 불러주었다>

<맘에 드는 조각상이었다. 우등불에 바느질하고 피리부는 독립군들이다.>

<독립군이 전투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상이다>

<여기서도 기념 사진을 찍었다>

<독립군을 반기는 주민들의 모습이다>

<일제의 학정에 얼마나 고통이 많았을까? 조국광복을 위해 싸운 우리 선열들이다. 분단의 비극만 없었다면.>

<동족전쟁인 6,25 남침도 없었다면>

<어마어마한 크기의 김일성 동상이다>

<뒤에 두고 찍으니 아무리 커도 그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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