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작은꽃님들
백두산으로 오르는 길에서 당신의 친구들을 많이 만났지요. 슬패랭이, 바위 채송화, 참취, 곰취, 수리취, 오이풀, 쑥부쟁이, 구절초로만 알았던 운국,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여러 많은 들꽃 친구들에게서 나는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답니다.
나는 생각했답니다.
‘아, 천국의 모습이 바로 이렇게 생겼을 거야. 바로 백두산이 천국인가 보구나. 우리 민족은 복을 받았어. 이 백두산만 잘 지키고 있으면 우린 그 어떤 민족에게도 지지 않을 거야. 민족자존을 지키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거야. 누구든 여길 와서 본다면 통일도 앞당겨 질 거야.’
그런 생각을 나만 한 게 아니었을 겁니다. 1시간여를 머물다 우린 천지를 내려왔지요. 그리고 점심을 먹기 위해 널따란 풀밭을 찾았지요. 아니지요. 천국의 정원으로 들어섰지요.
백두의 봉우리가 저만큼 보이는 그곳, 천국의 정원을 여기서 어찌 글로 표현하겠습니까? 천지의 맑은 물이 흘러가는 골짜기엔 자작나무, 이깔나무 같은 키 큰 나무가 울타리로 서 있었지요. 그 널따란 풀밭에 차를 멈추고 점심을 먹는다 할 때, 나는 또 한 번 숨이 막혔지요. 모두들 조심조심 행여 들꽃 한 송이라도 밟을세라, 발 놓기가 힘들었지요. 빛나는 햇살, 상쾌한 맑은 바람, 온갖 빛깔의 들꽃이 피어있는 들판, 겨우 들꽃무리가 없는 곳을 찾아 책상다리를 하면서 비로소 나도 천국의 사람이 되었답니다.
“이 예쁜 꽃 이름이 뭘까요?”
“슬패랭이네요.”
“아, 이 꽃 참 청초하고 예쁘네요.”
그래서 나는 작은꽃님 당신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하얀 꽃잎을 앙증맞게 달고 백두산 봉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물매화 한송이, 나는 고개를 숙여 당신에게 입을 맞추었지요.
“이 꽃은 좀 요염해보여요.”
그래서 또 하나의 작은꽃님을 만났지요. 개양귀비꽃이라고 말하려다, 더 좋은 이름인 ‘두메 양귀비’라는 이름이 생각났지요. 양귀비꽃이야 그 아름다움보다도 꽃 속에 숨은 환각적 요소로 인해 일종의 두려움마저 이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꽃이지만, 작은꽃의 그 어디에 그렇게 사람을 뇌살 시키는 듯한 매력이 감춰져 있는 걸까요? 나는 이번에도 수줍은 듯 요염한 미소를 머금은 작은꽃에게 금세 맘을 빼앗겨 밥 먹는 것도 잊을 뻔 했지요. 물론 두메양귀비꽃에게도 입맞춤을 하며 속삭였지요.
‘이제부터 당신, 작은꽃님은 내 친구랍니다. 통일이 되는 그 날, 여기 와서 당신을 만나겠어요. 그 날 우리 안녕히 다시 만나요.’
<오스트리아 알프스, 노르웨이의 빙하호수도 아름다웠지만 천지의 신비함, 아름다움에는 비할바가 아니다>
<호수 가까이 관측소가 있었다. 천지의 커다란 괴물은 헤엄치는 곰이라고 했다.>
<천지 아래의 들꽃밭. 바로 천국의 정원이다>
<좋은 친구와 함께 천국에 있었음을 기념한다>
<백두산 천지의 야생화다>
<부석 틈새에서 뿌리를 내리고 이 세상 천국을 보여주고 있다.>
<바람에 꽃잎을 날리는 슬패랭이의 아름다운 모습>
<노오란 빛의 작은꽃님>
<고개 숙여 작은꽃님에게 입맞춤을 했다>
<이 세상에서도 힘없는 작은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았음 싶다.>
<여군 복장의 안내원이 독립군 막사 밀영에 대해 설명을 한다>
<막사 안의 모습, 표어 아래 당시 독립군이 싸움에 썼던 장총이 세워져 있다.>
<밀영 부근의 나무에 독립을 염원하는 글귀들이 쓰여져 있었다. 독립군들의 기개와 염원을 느낄 수 있었다.>
<독립군들이 마셨다는 박샘이다. 천지의 계곡물도 맛있었는데, 박샘 물맛은 더 좋았다.>
<김정일이 태어난 밀영의 기념관 앞에서 안내원이 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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