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이스탄불, 첫날-1월 26일 오후, 그랜드바자르
지하 물저장고에서 메두사와 작별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겨울 날씨라 제법 쌀쌀하다.
‘비둘라야! 비둘라야!’
옥수수를 구워놓고 손님을 부른다. 먹음직스럽다. 한국 관광객을 위한 군옥수수인지, 터키인들도 군옥수수를 좋아하는지 알 길은 없었지만, 모깃불에 구워먹던 구수한 옥수수 생각에 침을 꿀꺽 삼켰다.
오리엔탈 특급열차 종착역이 셀키지역이라면, 서역 비단길의 종착지는 그랜드 바자르라고 했다. 바자르라는 말은 지붕이 있는 시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는데, 아무튼 아시아의 동쪽 끝에서 중앙아시아를 지나 산 넘고 물 건너 머나먼 길을 걸어 이곳 아시아의 서쪽 끝에 온 대상들이 물물교환을 했던 시장이 바로 그랜드 바자르다.
시장 안이 미로처럼 이루어져서 자칫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되도록 중앙통 길에서 멀리 들어가지 않으며 여기 저기 구경을 하였다. 생김새가 다른 수많은 관광객들, 옷과 신발, 귀금속, 잡화, 먹거리 등 시장 안은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이국적인 풍물로 풍성했다.
중앙통 큰 길에서 깊숙이 들어가니 먹거리 집이 있었다. 이슬람 국가이니 돼지고기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고기를 먹음직스럽게 꼬챙이에 꽂아서 불 위에 올려놓고 그걸 돌리면서 대패로 깎아내듯 해서 팔고 있었다. 일종의 바비큐인 셈인데 도넬캐밥이라고 했다. 그냥 꼬챙이에 꽃아 굽는 꼬지는 쉬쉬캐밥이라고 했다.
이런 저런 낮선 풍물이 동쪽 끝에서 온 나그네의 눈길을 잡았지만, 그 중에 제일은 역시 먹거리였다. 자리에 앉으면 서로 엉덩이가 닿을 그 골목 좁은 캐밥집에서 터키인들과 어울려 캐밥안주에 쇠주 마시며 노래도 부르고, 쥐새끼 욕도 하고, 한 말 또 하고 또 하면서 기분 좋게 취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하고 발길을 돌렸다.
<성소피아 성당의 겨울 연인>
<군 옥수수 비둘라야를 파는 �은이, 회교국이라 장사꾼도 대부분 남성이다>
<나들이를 마치고 잠시 쉬는 행복해 보이는 터키인 대가족>
<그래드 바자르 입구>
<아시아쪽 이스탄불 실크로드의 종착지 그랜드 바자르, 끝까지 가면 또 이런 입구가 있다>
<여기는 유럽쪽 이스탄불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종착역 실케지 역>
<그랜드 바자르에 들어섰다>
<귀금속상>
<옷을 사러 온 모녀>
<겉 모양은 수수하지만, 속옷은 화려하단다>
<그릇 집>
<시장 안 풍경>
<터키 전통 과자와 떡 로쿰을 파는 집, 위스크다르의 아가씨가 손수건에 쌓아서 멋쟁이 총각과 사랑을 맺은 그 로쿰이다>
<캐밥>
<터키인들과 어울려 캐밥에 소주 한잔>
<멋진 자세를 보여주는 젊은 상인>
<오랜 형제국! 터키, 그랜드 바자르도 이제 안녕!>
<서녘 해가 보스프로스 해협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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