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이스탄불, 첫날-1월 26일 오후, 불르모스크, 히포드람 말경기장
왕자와 공주 이야기가 나오는 동화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탑이 우뚝우뚝 솟아, 그 이야기 속 궁궐처럼 신비스럽기도 한 불르모스크는 슐탄 마호멧의 사원, 자미사원이라고도 부른다고 했다.
입구 현판의 글씨의 내용이 뭐냐니까 ‘알라는 유일한 신이고, 마지막 선지자는 마호멧이다’라고 했다.
이슬람 사원의 특징은 첨탑과 그믐달, 발코니라고 했다. 그리고 반드시 수돗물이 있는데 그곳에서 신체의 1/3을 씻고 들어가야 된다고 했다. 반드시 흐르는 물로 씻는다고 했다.
이 불르모스크는 1609~1616년까지 7년에 걸쳐 만들었는데 6개의 첨탑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이 불르모스크의 첨탑을 금(알튼)으로 만들라 명령하고 슐탄은 전쟁터로 나갔다고 했다. 그런데 금이 없어서 그랬는지 어땠는지, 명령을 받은 신하가 돌로 첨탑을 만들었다고 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슐탄이 노하여 그 죄를 물으려 하자, ‘대왕님! 저는 알튼(금)을 알트(6개)로 듣고 여섯 개의 첨탑을 만들었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절대권력자의 끝간데 없는 횡포와 탐욕을 기지로 넘긴 블르모스크의 건설책임을 맡은 신하가, 그 일로 죽임을 당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거짓말도 그렇게 백성의 고통을 덜어주는 쪽에서 하면 좋은 거짓말일 게다.
조지 부시의 골프차 운전 한 번 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 ‘그렇게 빨리 협상을 타결하다니, 잠꼬대로 협상한 거 아냐?’ 히죽거리며 진담인지, 농담인지 나불대던 그 철면의 낯짝! ‘그때 그때 달라요’ 처럼,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발등에 불만 끄는 간교함! 미국에게 확인도장도 못 받고 쫓겨 와서 90점짜리 협상을 했다고 의기양양 자화자찬하는 꼬라지에 이르러서는 무슨 할 말이 더 있겠는가? 내 돈 주고 물건 사는 데, 이토록 비굴하게 눈치를 봐야 하다니! 이게 과연 국가란 말인가?
한 인간의 똥구멍이 막히면 한 인간의 몸만 썩겠지만, 국민의 언로가 막히면 그 나라가 썩어문드러질 것이다. 이제 언젠간 광우병 걸린 이웃, 아니 나 자신을 보며, 왜 이 세상이 이토록 썩어문드러지게 되었는지 한탄해도 때는 늦을 것이다. 한 인간의 막힌 똥구멍이야 쇠꼬챙이로 뚫으면 되겠지만, 이 막힌 언로는 무엇으로 뚫는단 말이냐? 촛불이란 말이냐?
그곳에 빛이 있었다. 등불이 있었다. 어둠에 쌓인 세상을 밝히는 빛!
사원 안으로 들어가니 푸른색 스테인글라스가 빛을 받아 신비스러운 빛을 허공에 뿌리며, 불르모스크란 이름이 왜 생겼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메카의 방향을 가리킨다는 ‘미흐라’라는 불 켜진 등불! 잠시 그 등불 앞에서 보이지 않는 메카를 찾아보았다. 이어 기도하는 제단, 슐탄이 기도하는 방, 뒤쪽의 여성들만의 기도방 등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블르모스크와 작별을 하고 하나의 돌로 만든 거대한 오벨리스크와 뱀이 휘감고 승천하는 듯한 형상의 청동 거상이 있는 광장으로 다시 나왔다.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룩소의 카르락 신전에 있던 것인데 BC1500년경 로마 시대에 가져온 것이고, 청동거상은 BC4~5세기에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전쟁인 마라톤 전쟁 때 그리스의 델피 신전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뱀형상의 청동 거상 머리 부분에 있었다는 황금 트로피는 이제 누군가가 가져가 버렸고, 카르락 신전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에는 의자에 앉아있는 아몬신과 파라오가 새겨져 있었는데, 한 줄로 써진 상형문자의 뜻은 ‘나일강의 범람을 막아주시고 이 땅에 풍요를 주소서’라고 했다.
그리고 이 오벨리스크와 청동 거상이 있는 광장 이름은 ‘히포드람’인데 로마 시대의 말경기장으로 데오도스 황제 때 전차경기가 있었던 곳이라고 했다.
<점심 때 캐밥을 먹기 전에 나오는 공갈빵?>
<공갈빵을 굽는 화덕, 나무 판대기에 밀가루 반죽을 놓고 밀어 넣는다>
<식당 근처의 목욕탕, 그러니까 터키탕?>
<보스프로스 해협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생선, 작은 건 멸치>
<블르모스크 사원>
<사원 안의 장례식장, 돌의자에 관을 올려놓는다고 했다>
<블르모스크 시원 내부, 중앙이 미흐라(메카 방향의 등불)다>
<의자는 슐탄이 기도하는 곳이다>
<블르모스크의 천정>
<사원 뒷쪽의 여성들 기도처>
<안쪽 문에서 바라본 블르모스크>
<블르모스크의 바깥쪽 입구, 쇠사슬은 말을 타고 못 들어가게 하는 하마비와 같은 성격의 줄이다>
<히포드람 광장의 돌탑>
<이 오벨리스크는 이집트의 카르락 신전에서 가져온 것이다.>
<오벨리스크와 함께 터키로 온 이집트 인들>
<그리스에서 가져온 뱀 모양의 청동 조형물>
<터키 아이들, 우린 먼 옛날에 헤어진 형제들이란다.>
<터키에서 세계 주요 도시의 거리와 방향을 나타낸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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