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에게 해의 아침-1월 23일 오전
터키 남쪽 해안도시, 안탈레아의 아침이다. 만년설을 인 타우루스 산맥을 바라보며 짙푸른 에게 해를 품에 안은 안텔레아는 해안 절벽을 낀 아름다운 도시다.
타우루스의 가장 높은 봉우리를 가진 산이 바바(아버지)다으(산)라고 했다. 어머니란 말이 뭐냐니까 ‘안네’라고 했다. 아버지를 어린 시절에 ‘빠빠’라고 하고 어머니를 ‘맘마’라고 하니 바바나 빠빠나 거기 거기고, 맘마와 안네도 거기 거기다. 내친 김에 한 마디 더 터키식 사랑고백의 말 ‘아이 팔차스 빌크스(달조각처럼 아름답다)’를 배웠다.
슐탄은 이슬람을 지켜주는 왕이라는 말이라고 했다. 우린 이른 아침을 먹고 그 슐탄의 보디가드였던 흑인 ‘카라’와 그의 아들 ‘오울르’가 소유했던 땅인데 지금은 공원이 된 곳으로 갔다.
그곳으로 가면서 잠시 해변의 성벽과 탑이 허무한 권력과 욕망의 잔해로 남은 걸 바라본 뒤, 이곳에 한번 다녀간 로마의 하디르안 황제를 위해 건축했다는 하디르안 기념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에 1500년 전의 목욕탕(하맘)을 지나 비잔틴 양식의 하디르안 기념성 앞에 섰다.
기념성은 정문과 성벽 일부가 남아있었는데, 로마 제국의 힘을 상징하는 사자형상의 새김과 아치문에 원기둥을 세워 정복자의 위엄을 갖추려한 흔적이 이천년의 이끼와 함께 남아있었다.
이어 지나친 로마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옛골목은 전통식당들이 있었고, 골목 끝자락 해안으로 나가는 입구에 BC 2세기부터 바다의 상인들이 제사를 지냈다는 신전이 무너질 듯 싶은 몸체를 간신이 버티고 있었다.
그렇게 천수백년의 역사를 단숨에 잰걸음으로 벗어나 안탈레야 해안의 공원으로 들어섰다.
흰 모자를 쓴 아버지 산 바바다으와 짙푸른 에게 해, 해안 절벽과 아름다운 건물이 어울린 도시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잠시 생각에 잠긴다. 춥고 거친 황량한 땅 중국 북부의 사막과 몽골 고원, 그 고향을 버리고 머나 먼 길의 고행 끝에 마침내 더 이상 갈 수 없는 바닷가, 이곳 안탈레야에 도착하였으리라. 만년설을 인 아름다운 설산, 아버지 산 바바다으와 짙푸른 바다 에게 해, 그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감사하며 지상에서 낙원을 건설하고자 했던 고대 돌궐족이 되어보았다.
<안탈레야의 아침, 호텔에서 바라본 타우루스 산맥>
<고대 로마의 냄새가 남아있는 안탈레야의 거리로 나선다. 시민들의 표정이 밝고 규나이든!(안녕!)에 활짝 웃는다.
<1500년의 역사를 지닌 하맘(목욕탕)이란다>
<로마 시대의 성벽의 일부, 여기서 보는 풍광이 그만이다.>
<로마 시대 귀족들이 이 근처에서 살았다고 한다>
<하드리안 황제의 기념성 입구>
<로마시대의 흔적이 남은 골목>
<골목길의 음식점>
<BC 2세기 바다의 상인들이 제사를 지낸 신전>
<이제 에게해다.>
<슐탄의 보디가드가 소유했던 땅, 이제 공원이된 곳에서 개와 놀고 있는 아이들>
<일을 잘한 시장을 기념하여 만든 손 조형물, 우리나라는 땅투기, 건물투기, 돈세탁 등에 능하니까 저 손 위에 돈다발과 아파트 모형을 올려놓으면 되겠지>
<타우루스 산맥의 주봉 바바다으가 흰 모자를 쓰고 있다>
<해변가의 멋진 조형물>
<입시지옥이 있을까? 자유롭게 놀고 있는 터키 학생들>
<뭐하냐? ㅇ교시부터 심야보충자율, 그리고 또 곧바로 학원에 가야지. 새벽 귀가길은 조심해라>
<내 너희를 평안케 하리라. 아버지산 바바다으가 그리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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