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여행기

이집트, 그리스 , 터키 여행기 20

운당 2008. 4. 19. 08:22
 

18. 아버지산 타우르스-1월 22일 오후


사탕무를 재배한다는 드넓은 평원지대를 벗어나 산악지대로 접어들었다. 터키 남쪽 해안을 따라 허리를 곧추세우고 있는 평균 해발 3500m의 타우루스 산맥이라고 한다. 침엽수 틈새로 희끗희끗 보이는 바위들은 모두 대리석이라고 하니, 자갈논만 팔아도 먹고 살 수 있겠다 싶었다.

휴게소에 잠시 쉬어 사도 바울이 전도를 위해 넘었다는 타우루스를 올려다보았다. 봉우리에 만년설을 이고 사는 높은 산이면서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갖춘 산이다.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돌궐족, 어쩌면 우리 조상의 일파 아니겠는가? 그 동돌궐은 동쪽으로 이동하여 북중국을 지배했고, 서돌궐은 트룩(터키)을 세웠으니, 참으로 대단한 민족이다. 새삼 잃어버린 백두산의 기개가 아쉽기만 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험한 고갯길을 이리 넘고 저리 오르며 타우루스가 보여주는 절경에 흠뻑 빠진다.

눈으로는 타우루스의 절경을 보지만 무료한 시간이다. 가이드가 그 무료함을 메우려는 듯 터키의 전통 혼례식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집안에 혼기가 찬 딸이 있거나, 재혼을 할 여자가 있으면 지붕에 항아리를 올려놓는다 했다. 처녀인 경우엔 항아리를 바로 올려놓고 재혼녀는 거꾸로 올려놓는다 한다. 그러면 총각이 그 항아리에 돌을 던져 깨뜨리는데, 그게 청혼이라고 했다.

이어서 중매쟁이가 찾아가는데 신부집에서 거절하고 싶으면 찬냉수를 주고, 호응을 하면 따뜻한 홍차를 대접한다고 했다.

홍차를 대접받고 나면 이번엔 신랑모가 방문을 한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거절할 마음이 생겼으면 커피잔에 소금을 타고, 이번에도 호응이면 맛있는 커피를 대접한다고 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약혼을 하게 되면 신랑은 신부를 1년간 기다린다고 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여도 첫날 밤 의식이 또 힘든 난관이라는데, 그 중 한 가지를 소개하면 발등밟기다. 신부 신랑이 신방에 들어가는 즉시 상대방의 발등을 밟는 내기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먼저 상대방의 발등을 밟은 쪽이 경제권을 쥔다고 했다. 시장에 갈 때 장바구니를 든 남자를 볼 수 있는데, 그 사람은 발등 밟기에서 승리를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터키도 양성 평등과 성개방이 가속화 되어 도시에서는 그런 풍습이 거의 사라졌다고 하니,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덧 차는 올라간 만큼 타우루스의 내리막길을 달린다. 터키 시계 산업을 좌지우지 한다는 회교 사원의 탑 2개가 보이는 마을을 지나 어두워지는 시각에 오늘 목적지인 안탈레아에 도착하였다.

 <마침내 타우루스 산맥을 바라본다.>

 <평균해발 3500m의 터키 남쪽해안의 등뼈 산맥이라고 한다>

 <산그늘과 어울린 멋진 풍경을 말없이 바라본다>

 <사도 바울이 걸어서 넘었다는 고갯길을 우린 버스로 넘는다>

 <잠시 휴계소에서 쉰다. 왼쪽 산등이 마치 공룡모습이었다>

 <다시 눈쌓인 대리석 돌산을 오른다>

 <타우루스 산맥의 풍광>

 <계속 절경이 이어진다> 

 <이제 고개를 넘어섰다>

 <터키 시계산업을 좌지우지하는 마을이란다>

 <올라간만큼 내려가야겠지>

 이제 등 뒤에 타우루스를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