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유수 서유구 굽은 소나무 서유구(1764~1845)의 본관은 달성이고 자는 준평, 호는 풍석(楓石)이다. 영국의 브리태니커 사전에 맞먹는 어쩌면 더 대단한 ‘임원경제지’를 엮었다. 스스로 유배를 자청하기도 했고 호를 오비거사라 했다.오비는 ‘다섯 가지를 낭비한 삶’이란 뜻이다. 학문을 익혔으나 터득한 것이 없고 벼슬살이에 홀려 배운 것을 모두 잊었다. 마치 ‘도끼를 잡고 몽치를 던지는 수고’이니 첫 번째 낭비이다.관리가 되어 온 힘을 다해 ‘손에 굳은살이 박이고 눈이 흐릿하게 되는 수고를 했지만, 더 나아가지 못했으니 두 번째 낭비이다. 농법을 익혔지만 ‘일만 가지 인연이 기왓장 깨지듯 부서졌으니’ 세 번째 낭비이다. 여러 벼슬을 지냈으나 군은에 보답 못 하고 ‘물에 뜬 거품처럼 환몽 같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