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 21

김삿갓 세태 방랑기 6

6. 민초가 뒤집을 것이다 젊은이 1/ 삿갓 선생님! 제가 다니는 내란대학 내란과는 내란국의 최고 학교 학부입니다. 그런데 한 번도 삿갓 선생님 같은 말씀을 들은 적이 없어 당황스럽습니다. 아무튼 궁금한 게 많습니다. 먼저 자경문을 쓰신 야운대사가 누구인지 알고 싶습니다. 우리가 썩은 냄새로 열불이 나게 하는 그 구더기만도 못한 자를 일찍이 알았으면 오늘 이런 망국 직전의 아픔은 없었을 것이기에 감히 여쭙습니다.젊은이 2/ 그렇습니다. 제가 다닌 내란사관학교에서도 한 번도 백성을 위해 몸을 바쳐 초개와 같이 싸우라는 말은 못 들었습니다. 그저 권력에 빌붙어 총구만 잘 돌리면 된다고 하는 인간들이 대물려 반란군이 되기도 했지요.김삿갓 / 그래, 좋은 말 했소이다. 잠시 야운대사 이야길 간략히 들려주겠소. ..

김삿갓 세태 방랑기 5

5. 물은 배를 뒤집는다 김삿갓 / (자경문 송頌을 읊曰는다)우심불학증교만 치의무수장아인 공복고심여아호 무지방일사전원사언마어긍수청 성교현장고불문 선도무인수여도 장윤악취고전신愚心不學增憍慢 痴意無修長我人 空腹高心如餓虎 無知放逸似顚猿邪言魔語肯受聽 聖敎賢章故不聞 善道無因誰汝度 長淪惡趣苦纏身 마음이 어리석어 배우지 않아 교만만 늘고어두운 마음 닦지 않으니 나와 너만 잘났네.배고픈데 우쭐대는 건 굶주린 범과 같고아는 것 없이 방탕함은 미친 원숭이 같음일세.삿된 말과 마귀의 말만 곧잘 받아 들고성인의 가르침과 현인의 글 한사코 듣지 않으니착한 길에 인연 없어 누가 널 건져주랴긴세월 악도에 깊이 빠져 괴로움이 온몸을 얽었구나 젊은이 1, 2/ 넘 어려워요. 무슨 뜻인지 궁금해요. 궁금하면 5백원? ㅋ중년/ 암, 해석해..

탱자가 귤 되랴

탱자가 귤 되랴 귤화위지는 순자(荀子) 권학편에 있다. 춘추전국시대 제(齊)의 왕이 초(楚)를 찾아 ‘초에는 지혜롭고 재능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왜 제에 오는 초 사람들은 도둑이 많을까?’라고 물었다. 이에 순자가 ‘강남의 귤나무를 강북으로 옮기면 탱자나무가 된다. 이는 토양과 기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초나라 사람이 제나라로 오면 풍습과 환경이 다르기에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라고 대답했다.당시 제나라는 우리 조상 북방민족이 산둥반도에 세운 청구국의 후예이다. 초나라 역시 북방민족인 묘족이 묘도열도를 건너 장강으로 이주해 세운 나라로 당시에는 남방오랑캐로 업신여김당한 제비가 살던 강남이다. 이 초를 제 왕이 도둑이 많다고 은근히 헐뜯었으나, 순자는 초나라 사람 탓이 아닌 제나라 풍습과 환..

칼럼 2025.03.23

체코 프라하 카를교 얀 넵포묵 마로니에

체코 프라하 카를교 얀 넵포묵 마로니에 신화가 없는 민족이 어디 있겠는가? 유럽의 게르만족은 북유럽 발트해가 기원이고 동유럽의 슬라브족은 선사시대 아시아가 기원이다. 이 슬라브계 민족의 건국신화이다. ‘레흐’, ‘체흐’, ‘루스’ 삼 형제가 사냥을 나가 헤어졌는데, 레흐는 서쪽 폴란드, 체흐는 남쪽 체코, 루스는 동쪽 러시아에 정착하여 종족의 조상이 되었다. 그런데 폴란드는 레흐가 첫째, 체흐가 둘째, 루스가 셋째이며, 체코는 체흐가 첫째 레흐가 둘째, 루스가 셋째이다. 또 러시아는 루스가 첫째, 레흐가 둘째, 체흐가 셋째이니, 다 자기 조상이 첫째이다.체코의 역사가, 작가, 성직자인 코스마서(1045~1125)는 ‘보헤미아인의 연대기’에서 8세기에 ‘크록’ 공작의 셋째 공주 ‘리부세’가 농부 ‘프르제미..

김삿갓 세태 방랑기 4

4. 썩어서 열나는 놈아! 김삿갓/ (눈을 감고 ‘주인공主人公 청아언聽我言’을 읖조린다. 엄청난 침묵이 흐르는 속에서 청중은 귀를 기울인다) 주인공主人公 청아언聽我言 이 썩어서 열나는 이 노마 악귀 부부야! 내 말 들어라.수많은 사람이 배꼽에서 도를 얻었건만 니놈 악귀 부부는 어찌하여 배꼽 아래 괴로움에 윤회하고 있느냐? 이 디져도 썩지 않을 니노마 악귀 부부는 조상 대대로 축생의 티끌에 묻혀 어리석고 어리석은 지경에 떨어져 늘상 갖은 악업을 지으며 삼도三途의 괴로운 수레바퀴 아래 들어갔으며 착한 일을 닦지 않았기에 백성마저 사생四生 ‘태.란.습.화’의 업業바다에 잠겼구나.몸은 여섯 도적인 대마六塵를 따른 까닭으로 악도에 떨어지니 고통이 극심하고, 마음은 백성을 모시는 부처님 법을 등지니 너는 사람으로 ..

김삿갓 세태 방랑기 3

3.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린다? 젊은이 1/ (혼잣말한다) 세상일에는 반드시 되어야 하는 일과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 각하 탄핵에게도 각하라고 하는 놈들! 탄핵이 각하! 라며 존칭을 쓰니 속으로는 내란수괴의 탄핵을 바라는구나 한다. 물론 각하는 법률용어로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종료됨이지만, 각하는 각이라는 건물에 사는 자의 호칭이기도 하다. 사실 왕이 보면 졸개에 불과한 자이다. 폐하(陛下)는 궁전 섬돌 층계 아래에서 천자나 황제를 가리키는 말이다. 전하는 전각에 사는 황태자와 왕(王)을 가리킨다. 마하(摩下) · 휘하(麾下)의 마나 휘는 대장이 머무는 본영에 꽂는 깃발로 대장을 가리킨다. 절하(節下)는 사신을 증명하는 상징이다. 각하(閣下)는 녹봉 2천 ..

김삿갓 세태 방랑기 2

2. 만국평화의 전당 대강당 강의 시작 김삿갓 자경문 강의가 열리는 만국평화의 전당 대강당은 인산인해였다.출입처에서 아리따운 처자들과 잘생긴 젊은이들이 안내를 하고 있었다. 들어가려면 간단한 시조 한 수를 써야 했다. 젊은이 1, 2와 중년 남성 한 명도 시조를 쓴 다음 통과되었다. 젊은이 1/ 여기 있습니다. 제목은 최상목입니다.최고라고 여기는 내란대학 내란과 나온상놈의 새끼가 상목이 아닌가목아지 걸어서라도 명예는 지켜야 하는데 쯧쯔쯔젊은이 2/ 저는 재목이 나경원입니다.나가 잘났네 휘두르는 나르시스 빠루 민초 죽이겄네경찰의 프로파일러 백 프로 확증편향 범죄라네원수도 이런 웬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네중년/ 전 제목이 윤석열이오윤기 나는 이마빡의 탬버린 춤 백여시 흰털석두놈 손바닥 왕짜는 탈옥 허가증일..

김삿갓 세태 방랑기 1

2025. 3. 18 (화) 1. 후손들. 다시 안녕히 만났어요 지난 2022년 김삿갓 대선 방랑기 영화 상연이 끝났다. 그 마지막 장면이다. 노인들/ ….젊은이들/ ….김삿갓/ …. (김삿갓 표표히 사라진다) 종이 한 장이 휙 불어가는 바람에 날린다.중년 남자/ (바람에 날리는 종이 주워 읽는다)화면에 자막 글이 흐른다. 산골짜기 맑은 샘물 돼지가 먼저 마시고시내 빨래터에는 술 취한 원숭이구나 젊은이 1/ 야! 이 시대를 풍미한 정말 감동 감격의 영화로구나.젊은이 2/ 그러게. 정신 바짝 차려야겠어. 지난 12·3 계엄을 정당화하려고 전쟁도발을 위해 윤석열 정부가 벌인 일이라고 하는데 들어볼래. 그러니까 지난해 6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합동참모본부 승인 아래 공격헬기 ‘아파치’ 부대와 해병대, 공..

진실은 낚시질이 아니다

진실은 낚시질이 아니다 애타게 기다리는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12·3 계엄 우두머리는 파면되어 대통령 윤석열에서 피고 윤석열이 될 것이다.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재판에서 박근혜에 이어 두 번째이니 불행한 역사의 기록이지만 참으로 천만다행에 틀림없다.지난해 12월 3일 밤,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패악질을 일삼은 만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라는 내용의 비상계엄 담화문을 발표하는 윤석열의 모습은 마치 꿈이거나 거짓 영상의 마귀 같았다. 어두운 하늘에 헬기가 날고 무장 군인들이 국회에 난입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또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

칼럼 2025.03.16

체코 체스키크룸로프성 보리수나무

체코 체스키크룸로프성 보리수나무 아메리카 원주민은 빙하기에 베링해를 건넌 아시아 북방민족이다. 인디언은 인도인들이 자기를 부르는 이름이다. 집시(Gypsy)는 서아시아와 유럽의 인도아리아계 유랑민족이다. ‘집시’를 비하어라 여겨 북인도에서 기원한 민족 이름인 롬인(Romani people)이라 한다. 이들도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1933~1945)에 가스학살 및 강제 노역으로 60~80만여 명이 죽었다.영국 작가 에밀리 브론테(1818~1848)도 소설 ‘폭풍의 언덕’에서 이들 롬인을 부랑아로 묘사했다. 인구 1천 40만 중 30여만 명의 롬인이 거주하는 체코에서도 1999년 10월 ‘수치의 벽 사건’이 있었다. 보헤미아 북부 산업도시인 ‘우스티나트라벰’의 시 의회는 롬인과 주민들을 분리 시킨다며 황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