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웃퍼서

운당 2023. 10. 4. 07:02

웃퍼서

 

한껏 슬프면 꺼이꺼이 소리도 절로, 눈물도 절로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 울음도 잊으니, 골수에 슬픔이 맺히면 눈동자가 풀어지고 소리도 눈물도 없다. 그 헛웃음은 앙천대소이니 인간사의 잘못을 그저 모른 체하는 하늘을 원망하는 비웃음이다.

살다 살다 별꼴을 다 보는 게 인생사지만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치우는 자들의 가당찮은 이유와 작태에 앙천대소한다.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니 웃퍼서이다.

육군사관학교 교내에 독립군 영웅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있었다. 이분들의 자리를 옮기고 홍범도 장군 흉상은 아예 치운다고 한다. 또 국무총리가 나서서 해군함정 홍범도함의 이름도 교체 대상이라 한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 불가지만, 짐작은 한다. 1948년을 건국으로 하여 친일파의 역사를 지우고, 공산당 처단의 명목으로 기득권을 잇겠다는 것이다. 그 얄팍한 술수와 기만, 간특하고 교활한 악종들의 시커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대통합의 기치로, 미래로 나가는 게 주권국가라는 건 그저 헛소리이다. 1 더하기 1100이라며 과학적이지 못하면 반국가세력이다. 국무위원들에겐 국민과 싸워라.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다고 한다. 참으로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있구나 한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이구나 한다, 불안감에 좌절, 뒤이어 분노가 치솟는다.

‘1+1=2’는 그저 산술이다. 초등학교 수학의 기본 셈일 뿐이다. 1+1=100이거나 1000 등은 무한한 가능성과 변형성을 가진 과학이다. 또 인간의 심성을 확장하는 철학이며, 그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면 문학이다.

이 세상은 우리만 살면 끝 하는 단편의 삶이 아니다. 우리는 숱한 조상의 후손이고, 또 숱한 후손이 대대손손 살아갈 곳이다. 그런데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타도의 대상이 되는 건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히틀러와 무솔리니, 일제의 군국주의처럼 세상을 불바다로 만들고, 그 일이 복수의 이름으로 되풀이될 것이다.

오래전 부족연합의 국가일 때, 백성의 숫자와 나라의 부강은 정비례였다. 군주의 선정은 이웃 나라의 백성이 국경을 넘어오게 했다. 하지만 포악하고 무능한 군주의 백성은 국경을 넘었고, 결국 자신도 적이나 부하에게 살해당하여 나라 이름을 지우는 비참한 종말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최소 5천 년을 이어온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나라이다. 그러나 현재 출산율이 0.7명이다. 고샅길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산부인과 의사도 찾기 힘들다. 예식장이 장례식장으로 탈바꿈하는 한 해 인구감소 20만 명의 인구절벽 나라이다. 1+1=100이라 생각한다고 반국가세력으로 압수 수색하고, 굳이 장관들이 시민과 싸우지 않아도 이대로면 지구에서 이름이 지워질 것이다.

쉽게 말해 남는 장사, 덧셈을 해야지, 더는 장사, 손해 보는 뺄셈을 해서야 되겠는가? 참으로 어리석은 자의 셈법이다. 자기 땅이 있는 곳으로 고속도로를 내도록 노선을 바꾸고, 외국 순방길에 경호원을 거느리고 명품 쇼핑을 하며 으스대니 이 세상이 자기 것 같지만, 옛말에 화무십일홍,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다. 그 오만하고 간특하며 포악하고 탐욕스러운 자들이 꼭 거울이 아니더라도 흘러가는 시냇물에 자신의 얼굴을 한 번 비춰봤으면 한다.

그런데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한다. 너희들만 법을 지키라며 깐죽거리는 법무부장관도 징한데 법을 잘 모르겠다고 하는 대법원장 후보, 밥 먹듯 거짓말에 부적절한 성 평등 폄훼의 여가부장관 후보, ‘모가지, 붕짜자 붕짜망언의 국방부 장관 후보, 블랙리스트 의혹의 이명박 구태 인물 문체부장관 후보 등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대한민국 지도가 된다. 오늘, 그 일그러지는 무궁화 화려강산의 한반도 지도를 보며 해괴하게 웃으니 바로 웃퍼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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