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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 박종수 에세이집

운당 2022. 12. 6. 11:00

박종수 에세이집 ˙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

박종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거부, 분노와 반발, 흥정, 의기소침, 수용을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라고 말한다. 그렇게 대부분 죽음을 눈앞에 두면 애써 외면하고, 부정하고, 때론 혐오하며 공포에 떨기 마련이다. 주변인들도 현실로서의 죽음을 끝까지 미루다, 갑자기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이나 가족이 불필요한 고통과 재정 낭비를 겪게 되고, 임종자가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생을 마칠 기회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된 것은 사회의 변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전통 사회에서는 죽음이란 혼자 겪는 사건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사람이 죽으면 집안과 마을 전체가 참여했고, 마을에서 정한 규범대로 진행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나름대로 삶을 잘 마무리할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상생활이 개별화함에 따라 이러한 전통 규범이나 조례들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 결과 대부분 공동체의 지원 없이 핵가족 단위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고통에 휩싸여 허둥대다가 삶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생을 마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삶의 마지막 순간을 대부분 집이 아닌 병원에서 맞이한다. 그 때문에 죽음을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일상에서 격리된 채 일어나는 하나의 불행한 사건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우리 한국인들은 내세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고, 그 영향으로 삶에 유달리 강한 집착을 보인다. 상대적으로 한국인들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죽음을 외면하고 부정하는 경향이 강한 것은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노환이나 병 혹은 사고로 건강을 되찾을 수 없는 비가역적(非可逆的)인 상태에 들어갔을 때, 한국인들은 대부분 죽음을 준비하기보다는 무작정 삶을 연장하는 쪽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러나 삶을 무의미하게 연장하려는 것은 생명체는 반드시 죽는 자연스러운 생명과정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임종에 앞서 자신의 삶을 잘 정리하고 죽음을 온전하고 존엄하게 맞이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책을 펴내며

 

인간은 본능적으로 죽음을 피하려고만 하고,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가르침을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준비해 밝은 모습으로 여유 있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값진 행위입니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과 2009년 김 할머니 사건은 인간이 존엄하게 죽을 권리인 존엄사(well-dying)’ 논의를 불러일으켜 크게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존엄사 논의가 활발하던 시기인 2010년에 한국 죽음학회가 발간한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국내외 죽음학 전문가들의 견해와 죽음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 필자가 매멘토모리(Memento mori)회 등, 죽음학 관련 강연회에 적극 참여하며 기록했던 비망록을 정리하여 서술한 것입니다. / 박종수

 1944년 전북부안군위도에서 태어남

 인천재능대학교(정보통신학과)

 국가직 공무원/ 교통부. 체신부

 수협중앙회/ 어업정보통신국장

 수협중앙회/ 수협은행 지점장

 재경부안군위도향우회 회장

 정보통신관련업체 임원

 )서울·집합상가 관리법인 임원

 

추천의 글

 

죽음은 우리 영혼이 성장하는 마지막 기회이다. 그리고 죽음도 삶처럼 존엄하게 존중받을 권리이다. 우리가 단 한 번의 삶을 마치는 이 고귀한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우리 모드 함께 풀어야 한 과제이다

출생을 축하하기 위해 병원에도 가지만,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장례식장에도 가야 한다. 그렇게 삶과 죽음은 항시 우리 곁에 있다. 또한 우리 주변에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족이나 친지의 말기질환’, ‘죽음 등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글은 필자가 한국 죽음학회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과 여러 생사학 관련 서적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죽음의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다. 그리고 문학인들도 죽음도 삶의 문제처럼 깊은 성찰을 통한 작품 창작에 나서 주기를 바라는 글이다. 김 목/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