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과학 도주방역

운당 2022. 8. 8. 14:35

 

 

전염병 따위를 퍼지지 않도록 예방함은 방역에 대한 사전풀이다.

인체의 구조나 기능, 질병, 치료, 예방, 건강 유지의 방법이나 기술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은 의학에 대한 사전풀이다.

그런데 과학에 대한 사전풀이는 사물의 현상에 관한 보편적 원리 및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 체계나 학문이다.

이 사전풀이대로라면 과학방역이란 말은 흉측한 야심을 품은 자가 해괴한 언어조합으로 방역의 본질을 호도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때 배의 스크루가 강물을 정화 시킨다는 해괴한 말도 있어 처음은 아니지만, 이 과학방역은 국민의 생명을 놓고 말장난을 친 사기죄이자, 살인죄에 버금가는 중죄라고 할 수 있다.

결론으로 방역은 방역 그 자체로 논리가 성립된다. 만약 이 방역이란 말이 양에 차지 않으면 거기에 의학을 덧붙이면 된다. 하지만 우리가 참기름을 진짜 참기름, 진짜 정말 참기름이라고 강조할 때처럼 그 덧붙임도 부질없는 기우이자, 말장난일 뿐이다.

 

그런데 안철수 씨가 대통령 후보 시절 눈 부라리며 강조하던 과학방역이, 그가 대통령 인수위원장으로 변신하자, 현 정부의 시책이자, 방침이 되었다.

과연 그 과학방역이 무엇이란 말인가? 방역의 현상과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 체계와 학문이란 말인가? 코로나의 변이종이 창궐하여 잠복과 확산을 거듭하고, 날마다 국민이 죽어가는데 무슨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지식 체계를 세운단 말인가?

 

지난 5월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 19 초과사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여간 정부와 질병청, 의료진, 보건 실무자들은 대단한 방역의 공을 세웠다.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초과사망자(기존 사망자 수 예측치에서 질병 대유행으로 늘어난 사망자)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위였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 등 대표 선진국들의 10만 명당 초과사망자 수는 100명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그때는 과학방역이란 말이 없었다. 굳이 붙인다면 의학방역에 최선을 다했다고 할 것이다.

 

엊그제 방대본 발표에 따르면 7월 주간 확진자 수는 1111000, 222.9만 명, 342.4만 명, 455.6만 명으로 더블링되어왔다. 한 사람이 몇 명에게 감염을 시키는지 보여주는 감염재생산지수(Rt) 역시 1.29인바 이는 감염병이 계속 확산할 거라는 평가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와 국민의 혈세로 살아가는 공복들의 방침과 대책, 자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통령 윤석열은 얼마 전 우리 정부의 코로나 대응 기본 철학은 과학방역이고 기조는 자율방역이라 했다. 국민의 희생과 강요가 아닌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고 중증 관리로 생명과 건강을 살피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해 예방효과를 높이고 치명률을 줄이는 데에 힘써달라고도 했다.

말이야 참으로 진짜 정말 참기름보다 더 번지르르하지만, 예전의 방역과 현 정부의 과학방역이 어떻게 다르고 무엇이 변한 것일까?

또 정부와 방역당국은 통제 중심의 국가 주도 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우리가 지향할 목표도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학방역은 자율방역이니 국민 각자가 알아서 자신의 방역을 책임지는 각자 도생방역이란 말인가?

과학방역으로 대통령 자리를 넘보던 안철수 씨는 최근 과학방역은 전문가의 방역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전문가가 아닌 저녁마다 술을 탐하는 술주정뱅이 방역이었단 말인가?

 

그렇게 이전 정부의 방역을 비과학적또는 정치방역이라고 깎아내리며 과학방역을 하겠다더니 결국 너희는 세금은 내되, 네 생명은 너 알아서 하라이다. 자신들은 권력 뒤로 철수하여 입만 살아 있다.

하긴 의학과 과학도 구별 못 하는 그들에게 무얼 더 바란단 말인가? 이러니 방역 구경국가’, ‘과학 도주방역이라는 조롱을 받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