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동화

황녀의 영웅들 2권-지구의 시작

운당 2016. 1. 5. 05:26

1. 그림자 은하의 마고성

 

(1) , 어둠, 소리

 

잠시 시간이 흘렀다. 황궁은 뜨겁게 마주 잡았던 황소의 손을 놓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 풍광은 마고성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태양계 은하의 지구별에 있는 마고성과는 느낌이 달랐다. 어딘지 모르게 썰렁했고 황량한 풍광에 정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황소! 도대체 이 그림자 은하는 어쩐 곳이지? 왜 마고성과 모습이 똑 같은 거지?”

황궁 오라버니! 저도 자세한 건 몰라요. 그러니까 제가 이곳으로 올 때였지요.”

황소가 그림자 은하로 올 때의 일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했다.

이 그림자 은하는 우리 몸이 빛을 받을 때 생기는 그림자와 같다는 거냐?”

그렇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 그림자 은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의 그림자라는 거지요.”

은하의 그림자라? 우리 은하는 형체를 가진 물질이고 이 그림자 은하는 형체가 없는 반물질이라는 거지? 그리고 두 은하는 함께 공존하며 한 운명으로 묶여져 있단 말이지? 우리 은하와 그림자 은하는 함께 생겼고, 또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모두 사라진단 말이지?”

그렇다고 했어요. 두 은하는 서로 붙어 평형을 이루며 한 몸과 같다 했지요.”

그거 참 신비한 일이다. 소리의 왕이라는 자가 이렇게 말했다. 빛의 괴물은 빛의 소리에서 생기고, 어둠의 괴물은 어둠의 소리에서 생겼다고 했다. 그런데 어쩐 일로 그들이 이 그림자 은하에서 서로 싸운단 말이냐?”

소리의 왕이 빛의 괴물과 어둠의 괴물을 부하로 만들어 이 그림자 은하를 차지하겠다고 했지요. 그런 다음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를 지배하고요. 나아가서는 이 우주의 주인이 되겠다는 거지요. 그러기 위해서 오음 칠조를 마음대로 활용하는 비법과 그 힘을 가진 기구가 필요하다고 했지요. 제가 그 오음 칠조의 비법과 기구를 만들어주면 신으로 만들어주겠다고도 했지요.”

네가 그걸 알려주고 만들어주었더라면 큰 일 날 뻔 했구나. 마고성으로 돌아가면 마고님과 궁희 아버님, 소희 어머님께 네가 큰 공을 세웠다고 말씀 드릴테다. 황소! 이번에 참으로 장한 일을 했다.”

황궁 오라버니! 그런데 어떻게 마고성으로 돌아가지요?”

그렇구나. 내가 이곳을 찾아올 때는 백궁이 만든 날틀을 타고 왔다. 그런데 도중에 그 날틀은 끌어당기는 시커먼 구멍이 있었다. 그 구멍은 날틀뿐 아니라, 별들도 집어 삼키는 무서운 구멍이었지. 내가 타고 온 날틀은 그곳에서 납작하게 쪼그라져 마침내 가루로 부서져버렸다. 우리가 다시 우리의 은하로 돌아가려면 다시 그 구멍을 통해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시커먼 구멍을 거꾸로는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린 다시 마고성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걸까요?”

아니다. 무슨 방법이 있겠지. 먼저 이곳을 살펴보면서 그 방법을 찾아보자.”

그렇게 하기로 해요.”

그런데 그 소리의 왕이라는 자는 음 보관상자에 잘 가둬졌겠지?”

그럼요. 음 보관상자에 갇히면 마고님과 궁희 아버님, 소희 어머님 외에는 그 누구도 마음대로 나올 수 없지요.”

혹시 그 녀석이 이곳 그림자 은하를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을까?”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지요?”

그 녀석과 얘길 나눠볼 수 없을까?”

잠금장치를 풀면 생각으로나 소리로 얘길 나눌 수 있을 거여요.”

그러다 밖으로 나오게 되면 어쩌지?”

잠금 장치가 둘로 나뉘어 있지요. 보통은 첫 번째 잠금장치만 잠가두지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두 번째 잠금장치까지 잠갔지요. 그러니 첫 번째 장치만 풀면 되요. 두 번째 장치까지 풀어야 밖으로 나올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먼저 그 녀석과 얘길 나눠 보도록 하자.”

알았어요. 첫 번째 잠금장치를 풀게요.”

황소가 음 보관상자의 첫 번째 잠금장치를 풀었다.

! 답답해. 황소, 황궁! 날 여기서 내보내주렴. 부탁이다.”

그러자 음 보관상자에서 소리의 왕이라는 자의 소리가 들렸다.

넌 죄인이다. 마고님의 지시에 따라 널 처리할 거야.”

하하하! 하지만 여기서 어떻게 너희들 은하로 돌아가지? 그러려면 내 도움을 받아야 할 텐데.”

그러니까 네가 우리의 은하로 돌아갈 방법을 알고 있단 말이냐?”

황소를 데려왔으니, 다시 되돌려 보낼 방법도 알고 있을 것 아니냐?”

소리의 왕은 갇혀있는 처지면서도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너희 둘이 나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 그런 말투였다.

좋다. 네가 우릴 다시 우리의 은하로 돌아가게 해준다면, 너에 대해서 마고님께 선처를 요청해주지.”

! 아직도 상황판단이 안 되나 보네. 문제는 너희들이 어떻게 마고에게 돌아가느냐다. 너희들이 다시 너희들 은하로 되돌아가는 게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란 말이다. 그리고 그 문제해결의 열쇠를 내가 가지고 있고.”

그건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의 은하로 못 돌아가는 일이 있어도 널 자유롭게 해줄 수는 없다. 그리고 마고님께서 우릴 여기에 그냥 내버려두질 않으실 거다. 우릴 찾아서 반드시 구출해주실 거다.”

그래요. 황궁 오라버니! 음 보관상자의 잠금장치를 다시 잠글게요. 그리고 마고님께서 오실 때까지 기다리기로 해요.”

황소가 눈을 찡긋 하더니, 황궁의 말에 덧붙였다. 그러자 손 사레를 치듯 소리의 왕이 다급하게 말했다.

잠깐, 잠깐! 기다려라. 나하고 협상을 하자. 너희들 은하로 가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 내 말도 들어보렴.”

소리의 왕이 조건을 내걸었다.

난 자유롭게 살고 싶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소리와 음을 다스리는 소리의 왕으로 살고 싶다. 마고님께 부탁드려 그렇게 해줄 수 있겠느냐?”

네가 마음을 바로하면 마고님께서 그리해주실 거라 믿는다. 그리고 약속하마. 우리가 널 위해 마고님께 간절히 부탁드리겠다.”

좋다. 그런데 너희들의 마고성으로 돌아기가 전에 한 가지 할 일이 있다. 빛의 괴물과 어둠의 괴물을 거두는 일이다.”

소리의 왕은 빛의 괴물과 어둠의 괴물을 이곳 그림자 은하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