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황금물

황금물

운당 2015. 6. 4. 06:29

이게 다 뭐여요?”

방안 벽에 대나무로 만든 시렁이 빙 둘러 있었다. 그곳에 약초봉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산이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약초봉지들을 가리켰다.

집 안 곳곳에 피어있는 풀꽃들이 있었지? 이건 그 풀꽃들, 그리고 산과 들의 풀꽃들로 만든 약초란다. 온갖 병이나 아픔을 낫게 한단다.”

아주머니는 그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약초봉지 하나를 가져왔다.

바로 이 약초는 물이 아플 때 먹는 거란다. 조금 전 수남이가 먹은 약도 이것으로 만들었지.”

물이 아파요?”

그렇단다. 물이 아픈 거란다. 그래서 아픈 물을 마신 수남이의 배가 아픈 거란다.”

산이는 언뜻 물이 아프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물이 병들었다는 말이다. 그 병들어 아픈 물을 먹었기 때문에 수남이가 아픈 거란다. 건강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면 아팠겠느냐? 그래서 물이 아픈 거라고 말한 거다.”

산이는 아주머니의 말을 들으며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다. ‘병들어 아픈 물을 먹어서 수남이가 아픈 거다. 건강하고 깨끗한 물을 먹었으면 아프지 않았을 거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요즈음엔 집에서 수돗물도 그냥 마시지 않아요. 끓여서 식혀 마시거나 생수를 사 먹어요. 그런데 오늘 체험학습하면서 날이 몹시 더웠지요. 가지고 간 물이 부족해서 나눠 마셨어요. 그런데 수남인 마을에 있는 우물물을 마셨다했어요. 그러니까 수남인 그 병들어서 아픈 물을 마셔서 아픈 거군요?”

그렇다. 예전엔 마을의 샘물이나 우물물도 아무 걱정 없이 마셨다. 하지만 지금은 산골짜기의 물도 안심하고 마실 수 없게 되었다. 그것뿐이냐? 그 병들어 아픈 물로 농사를 지으면 곡식도 아프게 된다. 그 곡식을 짐승이나 사람이 먹으면 그들도 따라서 아프게 된단다.”

병들어 아픈 물로 곡식을 키우면, 그 곡식을 먹은 모든 생명체도 덩달아 아프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아주머니는 잠시 말을 멈추고 꽃이 활짝 핀 뜰을 바라보셨다.

저 풀꽃들은 우리를 살리는 약초들이다. 나는 저 풀꽃들로 온갖 약초를 만들고 있단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늘이 진 것처럼 얼굴이 어두워졌다. 입을 다물고 말없이 뜰만 내려다보았다.

그러더니 뜻밖의 말을 꺼냈다.


<나도 오늘부터는 날마다 먹고 마셨던 낙타고기와 낙타유를 먹지 않겠다. 좋은 생수만, 차라리 막걸리를 마시겠다. 안주로는 흰사슴고기와 산삼 깍두기!  아몰랑! - 사진은 헤럴드 경제 6, 3. 방송캡쳐사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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