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 여행기

금 캐는 산 개금산

운당 2011. 5. 1. 09:32

 

금캐는 산 개금산

 

아마도 이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좋아하는 재물이 금 아닐까 한다. 그러지 않음 금환지폐나, 노다지(No touch)란 말이 왜 있겠는가?

빛고을의 서쪽 개금산이 어떻게 그 이름을 얻었는지 궁금하지만, 개금이라는 이름 얻기가 어디 쉬울 건가? 일상에 지친 민초들을 따뜻이 맞아주니 금보다 더 귀한 산이라 해도 아깝지 않다.

 

서광주역

 

기차역을 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서광주역

사람들 마음을

어디론가 보내기 위해 문이 열렸다.

 

기차역에 오면

떠나간 사람이 보고 싶어진다.

기인 기적 소리가

떠나간 그 사람 마음을

여적도 내 마음에 살아있게 한다.

 

기차역을 지나면

봄여름, 갈겨울이 함께 지나간다.

세월 속에서 변하지 않은 건

우리들 사랑

사랑하는 사람을 언제나

기차역에서 기다리고 있다.

(2011년 4월 20일 김 목)

 

광주의 서쪽역, 서광주역에서 개금산을 오른다. 누가 붙잡을 이 없으니 봄꽃, 봄풀을 보며 느릿느릿 걷는다. 봄 안개에 쌓인 빛고을의 개미집들을 보며, 저 어디쯤 내게도 작은 보금자리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

지난 세월 열심히 살았는지, 소나기 만난 벌레처럼 떨며 살았는지 오늘은 다 잊고 마냥 감사하다.

그리고 문득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한 개 틀린 받아쓰기 시험지 흔들며 어머니를 향해 뛰어가는 그 날로 돌아간다.

벗이여! 사랑하는 이여! 그리운 사람들 얼굴 하나하나 눈앞에 떠올리니 어느덧 산정이다. 금 위에 자란 소나무들이어서 그런지 다 아름답다. 곧게 자라지 않아 더 좋다. 어렵고 힘들어도, 이리 저리 뒤틀렸어도 비바람 눈보라 이겨낸 그 모습이 듬직하다.

언제라도 누구라도 함께 가고 싶은 산, 사람의 마음에서도 금을 캐는 산 개금산이다.

 

 

금 캐러 가기 위해 서광주역에 왔다. 서광주역 뒷산이 개금산이다.

개금산에 올라 매월 저수지쪽을 바라본다. 저만큼 서창들녁이 숨어있다.

금보다 더 아름다운 게 사람이다. 사람살이의 정이다. 산에서 그 사람들을 만난다.

뒤틀렸어도 아름답다. 배워야할 모습이다.

한 자리에 오래 서 있어도, 누워 있어도 행복하다.

못 생겨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련다.

막걸리 한 잔에 시 한 수가 절로다.

저 속에 작은 보금자리 챙겼으니, 부러운 게 무언가?

광주 인구 25만일 때, 여긴 산골이었다.

아름다운 사람을 찾아 매월 저수지로 내려왔다.

아름다운 사람의 집 목단원에서 3년 된 솔잎주를 만났다.

 목단원의 봄

항아리의 자태가 어머니처럼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