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청풍호 두향매 초파일 명관분매(初八日 命灌盆梅), 그러니까 ‘12월 8일 아침, 화분의 매화에 물을 주라’고 지시한 말이다. 여기서 매화는 ‘두향’, 지시한 사람은 이황(1501∼1570)이며 죽기 전의 유언이기도 하다. 단양의 관기였던 두향과 조선의 성리학자인 이황의 사랑 얘기는 애틋하나, 당시와 오늘의 신분이나 신념이 다르니 말하기에 조심스럽다. 누구에게도 상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와 신분, 신념을 뛰어넘는 황진이와 서화담, 매창과 유희경, 자야와 백석의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와 두향과 이황이 한 치도 다를 리 없다. 27살 되던 해에 이황은 두 아들을 낳은 첫째 부인과 사별하였다. 그리고 3년이 되었을 때이다. 유배 중이던 권질의 부탁으로 그의 딸을 후처로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