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순 회방연 시연에 붙여 한 세대가 30년이니, 이제 두어 세대 전 이야기가 되었다. 그때 손주가 아프면 할머니는 하얀 무명 자루에 쌀을 넣어 아픈 부위를 꾹꾹 눌러주고 쓸어주었다. 입으로는 중얼중얼 주문인지, 노래인지를 흥얼거렸다. 바로 잔밥 시술이다. 집안의 안 주인인 아낙은 장독대에 정화수, 부뚜막 토대에 조왕물 올려 천지신명께 두 손 비비며 빌었다. 마을 앞 당산나무에도 빌었고, 서낭당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때도 중얼중얼 주문인지, 노래인지를 흥얼거렸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님께 비나이다. 어디 사는 아무개의 소망’이라며 조상, 조왕, 당산, 서낭, 산신, 용왕께 빌었다. 그 기원과 소망의 중얼거림은 경문이고, 시이며, 이 세상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노래이고 신과 합일하는 음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