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호위무사

운당 2025. 2. 3. 09:01

호위무사

 

호위무사는 고대 중국에서 주로 귀족이나 왕족을 보호하던 뛰어난 무술 실력에 충성심과 용기를 갖춘 전사이자 그 상징이었다. 또 주군에게 기꺼이 목숨까지 바치는 일본의 사무라이 역시 호위무사였다. 그리고 오늘날 유명인사 등 특정인을 보호하는 경호원들도 의뢰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온갖 위험을 감수해야 하니 호위무사라 할 수 있다.

거란족의 요나라가 고려를 침공한 세 차례의 대규모 침공 중 1010년의 제2차 여요전쟁 때이다. 이때 함경남도 금야군 영흥의 통주 전투에서 강조가 거란군에 패배하고 서경인 평양이 위태롭자, 현종은 오늘날의 대령급인 중랑장 지채문에게 서경 방어 명령을 내렸다.

지채문은 항복론이 우세한 서경에서 동북면의 탁사정 군대와 함께 대승을 거두었으나 역부족으로 개경이 함락될 위기에 처했다. 고려는 예부시랑 강감찬의 주장으로 현종이 남쪽으로 몽진했고, 지체문은 호위를 자청했다. 그리고 나주에 이르기까지 지역 반란군과 정체 모를 자들의 습격을 임기응변과 혼신의 힘으로 물리쳤다. 또 길이 엇갈려 낙오된 두 왕후도 찾았다.

이렇듯 빼어난 활 솜씨의 무장이자, 호위무사였던 지채문은 누란의 위기에 처한 고려를 구한 구국의 영웅이다. 현종은 호종하던 신료들 모두 도망가 흩어지지 않은 자가 없었는데 오직 지채문만이 바람과 서리를 무릅쓴 채 산을 넘고 강을 건너며 말고삐를 잡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끝까지 소나무와 대나무 같은 절개를 지켰다.’며 칭송과 치하를 아끼지 않았다.

또 현종의 뒤를 이은 덕종은 1026년 세상을 떠난 상서우복야 지채문의 업적을 조목조목 기록하여 후세에 남기라면서 그의 공훈은 고려의 으뜸이라고 했다. 그러하기에 지채문은 시대와 세월을 건너뛰어 충성과 헌신으로 평가하는 호위무사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 지채문의 정신은 고려말 삼별초로 이어진다. 당시 삼별초는 좌별초·우별초·신의군으로 원래는 최 씨 무신정권의 사병이었다. 삼별초는 최충헌의 아들인 최우가 도둑을 막기 위해서 만든 야별초로 시작하여 점차 인원이 늘어 좌·우별초가 되었고 이후 몽골군에 잡혀갔다 돌아온 자들로 신의군을 조직 군대 집단이 되었다. 그렇게 권신들의 사병조직이면서 녹봉을 국가로부터 받는 정규군 성격의 군사조직체였다.

그러나 이들의 대몽 항전이 제주에서 막을 내리고 고려는 몽골의 지배를 받게 되었으니 고려 호위무사의 종말이기도 했다. 이렇듯 삼별초처럼 오늘날에도 군대와 경찰이 국가와 사회를 지키는 호위무사 개념이긴 하나, 이보다는 특정 기관이나 정치인, 경제인, 연예인 등의 일상과 임무 수행에서 신변의 안전을 보호해주는 공적, 사적 경호원을 호위무사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 평범하고 힘없는 민초들이 어떻게 호위무사의 과분함을 누리겠는가? 다만 헌법에 따른 법치와 제도, 군대와 경찰의 엄정한 공권력을 호위무사로 믿고 의지할 뿐이다.

하지만 지난해 123일의 반헌법, 반민주 비상계엄이 민주와 법치를 깡그리 짓밟고 뒤이어 이어지는 강압과 폭동에 믿음이 절망이 되고 있다. 특히 눈을 씻고도 믿기 힘든 세 장면이 가슴을 옥죈다. 첫째, 당일 어두운 밤하늘에 헬기가 날고 계엄군이 국회 유리창을 총 개머리판으로 깨트리는 장면이다. 둘째,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총이 아니면 칼이라도 들어라는 망언과 경호처의 광기에 무기력하게 물러선 공수처의 공권력이다. 셋째 끝까지 싸우겠다는 내란 우두머리 확신범을 찬양하는 지지자들이 서부지방법원에 난입 구속영장 발부 담당 판사를 찾고 유리창과 기물을 파손하며 경찰과 MBC 기자를 폭행한 집단 광분의 난동과 폭력이다.

더하여 이 사태가 좌파에게 빌미를 준다는 것만 걱정하며 폭동 옹호의 망언을 일삼는 일부 정치인, 변호사 무리는 우리 민초의 내란성불면증, 내란성두통과 위염 유발 원흉이다. 따라서 내란 확신범 호위무사 무리의 폭동과 망언을 엄중한 법과 원칙으로 강력진압하여 국가공권력만이 국민의 진정한 호위무사임을 증명하고 민초의 절망은 다시 믿음이 되길 희망할 뿐이다. 2025. 1. 20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컥  (0) 2024.12.15
삼일천하  (0) 2024.11.14
전쟁과 평화  (0) 2024.11.14
개혁 공포정치 폭군 네로  (0) 2024.10.07
아리랑 아라리요  (0) 2024.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