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왕의 개가 요왕을 향해 으르릉댄다
걸왕은 폭군이요 요왕은 성군이니
도리도리가 풍산을 보고 짖음은
주인을 무는 개판 은혜이니
어찌 우습지 않으랴?
개는 짖는 거지만
희대의 굥척 도리도리가
평화의 상징 풍산을 보고 짖으니
개 같은 세상이 아니고서야
어찌 우습지 않으랴?
걸왕 개건 요왕 개건 짖는다지만
뚜껑개, 왈쫑개, 원갱개, 혜행개
수캐, 암캐, 비렁개 온갖 잡개가 짖으니
얼뜨기 *도척개 세상이 여기구나
어찌 우습지 않으랴?
*도척개/ 도척의 개인 ‘도척지견’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밥 주는 자에게 무작정 굴종, 맹종하는 얼뜨기를 이르는 말이다.
또 ‘척구폐요(跖狗吠堯)’와 같은 말로 성왕인 요왕을 보고 짖는 악마인 도척의 개다.
이 도척은 공자가 태어나기 100여 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노나라 대부이자, 현인으로 칭송받는 유하혜(柳下惠)의 동생이다. 유하혜는 성씨가 아니고 임금에게 받은 식읍이 유하(柳下)이고 시호가 혜(惠)여서 부른 이름이고 성은 전(展)이고 이름은 획(獲)이다. 따라서 도척도 도는 도적놈이란 말이고 성은 전, 이름은 척이다. 이 유하혜와 희대의 도둑이자, 세상 도적놈의 상징인 도척은 형제이고 형은 형벌을 관리하는 직책, 동생은 인간말종이니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한 뱃속에서 두 종자가 나온 셈이다..
도척은 태산에 웅거하며 9천여의 무리를 이끌며 제후를 공격하고 백성을 약탈했으니, 도적이라기보다 반란군의 수괴였다. 사람 간을 썰어 먹는 잔인한 성격이어서 사마천은 사기에 ‘인육 먹는 도척 놈은 집에서 편안히 죽고 백이숙제 같은 선인은 굶어 죽었다’며 악인이 득세하고 판치는 세상을 한탄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이 도척이 주장하는 도적의 도(道) 다섯 가지다. 도둑질할 때는, 무엇이 있는지 바로 아는 성(聖), 남보다 앞장서 들어가는 용(勇), 남보다 나중에 나오는 의(義), 탈이 없는 곳을 터는 지(智), 훔친 뒤 정당하게 나누는 인(仁) 등을 갖춰야 큰 도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도보다 더 웃기는 것은 집에 들어온 도척이 촛불을 켜고 잠을 자는 자기 자식을 사랑스레 들여다보며 장차 이놈은 나 같은 도적이 안되었음 했다고…. 고슴도치도 제 새끼를 사랑한다는 말과 비유하기엔 고슴도치에게 미안하지만, 오늘날 지놈 마누라, 장모 사랑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형태와 형식만 다르지, 오늘날에도 이 도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겠다. 왜냐? 위의 시에 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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