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는 ‘싹’에 ‘아지(접미사)’가 붙어서 강아지처럼 싹아지이고, 이게 자음접변 현상이 되어 싸가지이다. 그리고 싹은 떡잎이다. 이 떡잎이 있어야 작고 큰 나무건, 꽃이건, 곡식이 될 건데. 이 싸가지가 없거나 싹수가 노란 놈은 한마디로 한심한 놈이다.
느자구는 ‘늘어날 구석’이 없다는 말이다. ‘늦’은 ‘늧’의 옛말로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 징조, 먼저 보이는 빌미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 늦에 접미사 ‘아구’가 붙어 역시 자음접변으로 ‘느자구’가 되었다. 이 늘어날 틈이 없이 꽉 막힌 놈이니 역시 한심하고 답답한 놈이다.
또 이런 싸가지에 느자구 없는 놈들을 ‘보추(步趨)’ 없다, ‘보초대가리 없다’라고 한다. 보추는 나아가는 속도, 느리거나 잰걸음이고, 아예 이 대가리(머리, 앞)조차 없는 놈을 어디다 써 먹겠는가?
이들 말은 충청도나 전라도쪽 지역어이다. 지역어로 누구를 꾸짖고 나무라는 게 조금 ‘거시기’하다. 그런데 거시기는 표준어이니 ‘머시기’하고 ‘저시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지금부터 10여년 전, 이명박 정권의 2012년 2월 4일의 일이다. 지금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실 여직원 개인계좌에서 7억원이 나왔다. 이명박의 형인 이상득은 이를 ‘부동산 매각 자금과 집안 행사 때 들어온 축의금’ 등을 자기 집 장롱에 모았다가 틈틈이 의원실 경비로 준 것이라고 했다.
당시 7억원이면 지금은 70억원일 것이다. 이 큰 돈이 쓰다 남은 돈이고, 또 틈틈이 경비로 쓰라고 했으니, 껌값이 이정도면 밥값은 어느 정도일까? 아마 우리 서민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입술이 아닌 머리 속 자음접변인가? ‘힘당’은 ‘짐당’이나 ‘암당’이라고 읽어진다. 그리고 이 당 원조가 누릴 것이라면 새롭거나 헌 것이나 다 누렸던 당이다. 김건희가 ‘보수는 댓가를 지불’해서 ‘미투’가 터지지 않았다던, 그래도 당시에는 ‘성’자를 앞에 붙였던 ‘새누리당’이다.
마치 요즈음 그 힘당에서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는 어떤 자의 행태가 그렇다. 그때나 지금이나 싸가지에 느자구, 보추에 보초대가리 없기는 한치의 변함이 없다.
‘윤석열이는 형이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는 김만배 녹취록 속의 말이라고 한다.
대장동이 누구 잘못인지 헷갈리기만 한데, 김만배 녹취록의 이 말은 무슨 말일까?
이상득이가 자기집 장롱의 현금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귀신이 갖다 놓았나보다’고 했지만, 이번 김만배의 말은 또 어떻게 둘러부칠지 궁금하다.
제빌 싸가지 없고, 느자구도 없으며, 보추없고 보초대가리도 없는 말은 그만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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