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는 꽃치고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다. 하지만 지는 꽃이 아름다움의 칭송을 얻기는 힘들다. 백공작이라는 백목련도 질 때의 모습은 별로이다. 화무십일홍의 비유가 괜스레 생겼을까? 그럼에도 봄날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의 정취는 아련한 그리움이다. 또 동백꽃은 어떠한가? 이른 봄 눈 위에 떨어져서도 시들지 않은 모습의 붉은 꽃은 핏빛 사랑이다. 또 있다. 우리나라에 고려 말 무렵에 들어온 배롱꽃은 떨어져서 더 아름답다. 베롱꽃의 백일홍이란 이름은 백일동안 핀다고 해서 얻은 이름인데, 꽃이 다 질 때쯤 벼가 여물어 쌀밥나무라고도 한다. 또 살살 문지르면 바람이 없어도 가지가 흔들려서 간지럼나무라고도 하니, 파양화(怕痒花), 파양수(怕癢樹)란 이름이 그것이다. 후자탈(猴刺脫)은 나무껍질이 매끈해 원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