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동화

황녀의 영웅들 2-지구의 시작

운당 2016. 6. 10. 06:08



(2) 다섯궁 24명의 아이들

 

여러 해가 지났다. 지구는 하루가 다르게 변했다. 풍성해지고 넉넉해지며 복잡해졌다. 그 창조와 변화가 오묘하고 신비스러웠다.

다섯 궁의 아이들도 무럭무럭 자랐다. 이제 제일 늦동이도 10살을 넘겼다.

어느 날이다. 그날도 아홉 천신 천녀들은 천제궁에 모여 회의를 가졌다. 회의를 거의 마칠 무렵이다.

청제 청궁이 의견을 내었다.

오늘은 특별히 할 말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 지구는 여러 천신 천녀님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별이 되었습니다. 우주의 중심이란 자부심과, 태양계의 역사를 세운다는 자긍심으로 부끄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이제 우리들의 힘만으로는 이 모든 생명을 보살피고 변화를 챙기기에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제 무언가 그 대안을 세우고 마련해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그래요. 밤낮으로 살피고 일해도, 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부족할 때가 많지요. 동의합니다.”

저도 이제 아이들 힘을 빌리고 있지요. 그래도 그날 일을 겨우 마치지요.”

우릴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요.”

백궁, 백소, 흑제, 흑소 등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동의 하였다.

음악궁의 형편도 마찬가지예요. 천신 소리님도 밤낮으로 소리를 살펴보느라, 한 시도 쉬질 못하지요. 저도 오음 칠조도 벅찬데, 학교에서 아이들까지 가르치느라, 여가 시간을 가질 수가 없지요.”

황소가 음악궁의 상황도 할 일이 넘쳐나고 벅차다 했다.

무슨 좋은 대책이 없겠소?”

천제 황궁이 모두를 둘러보았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 다섯 궁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정식으로 우리 일을 나누어 맡겨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아이들도 다 자랐습니다. 우리들처럼 짝을 지어 결혼을 시켰으면 합니다. 그들이 부부가 되어 아이들이 태어나고, 또 그 아이들이 자라서 결혼하여 아이들을 태어나게 해야 합니다.”

좋은 방안입니다. 지금 지구의 생명체는 무한하게 불어나고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다섯 궁의 아이들도 결혼하여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찬성입니다.”

이 회의가 끝나면 곧바로 궁희 아버님과 소희 어머님을 찾아뵙고 말씀 드립시다. 그리고 마고님의 허락을 받아 일을 서두릅시다.”

, 그럼 오늘 회의는 이걸로 마치겠소. 모두들 함께 갑시다.”

청제 청궁의 제안에 모두들 찬성하고, 그 방안까지 합의를 본 황궁 일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들 궁희와 소희가 머물고 있는 사람궁으로 갔다.

궁희 아버님, 소희 어머님을 뵙니다.”

모두들 꿇어 엎드려 예를 갖추어 절을 했다.

어서들 오너라. 오랜만이구나. 그동안 노고가 많은 걸 알고 있다.”

궁희와 소희가 반갑게 일행을 맞았다.

오늘 이렇게 찾아뵌 것은 다름이 아니라, 지구와 아이들의 장래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천제 황궁이 찾아온 목적을 자세히 말했다.

우리 생각도 너희와 같구나. 이제 지구에 새로운 변화가 이루어질 때가 왔다는 생각이다. 마고님께 아뢰고 허락을 받도록 하자꾸나.”

궁희와 소희도 생각을 같이 하였다.

일행은 다시 마고궁으로 갔다. 마고궁에서 가장 넓은 방으로 들어가 뵙기를 청했다.

마고님! 마고님을 뵙니다.”

마고궁을 찾은 것도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다. 마고 역시 오랜만에 마고궁의 알현실로 나왔다. 높다란 자리에 놓인 신좌에 앉았다. 눈부신 보석으로 치장한 휘황찬란한 신좌다. 그 신좌에 앉으니 우주를 다스리는 창조주이며 천신인 마고의 위엄이 더 우러러 보였다.

모두들 오랜만이구나.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노라.”

부드러우면서도 위엄이 서린 마고가 천신 천녀의 얼굴을 하나하나 쳐다보며 치하의 말을 했다.

그래 오늘은 무슨 일이냐?”

이미 짐작을 했지만, 마고는 다시 부드럽게 물었다.

! 마고님의 지도와 하락을 받으러 왔습니다.”

그간 지구에서 있었던 일을 궁희가 간략하게 보고를 했다. 그리고 소희가 다섯궁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 얘기를 꺼냈다.

말씀 들으신 대로 지금 지구는 할 일은 많고, 그 일을 처리할 천신 천녀는 부족합니다. 이제 다섯 궁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 성장하였으니, 그들을 짝지어 새로운 생명을 얻고 지구의 변화에 기여하였으면 합니다.”

좋은 생각이다. 너희들의 청을 받아들이고 허락하마. 짐이 너희들을 통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도록 하고 그들에게 변화의 힘을 주겠다. 이제 지구는 수많은 사람이 살게 될 것이다.”

마고는 다섯 궁에 나누어서 살고 있는 24명의 아이들을 짝지어서 지구에서 살아갈 사람의 시조로 삼겠다고 했다.

이제 일을 미룰 필요가 없다. 내일 다섯 궁의 아이들을 데리고 모두 이곳으로 오너라. 짐이 그들을 짝지어 새로운 생명을 주고 변화의 힘을 주겠다. 지구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축복을 내리겠다.”

마고님! 감사합니다.”

마고의 결정에 모두들 꿇어 엎드려 예를 갖춰 절을 올렸다.

드디어 다음 날이 되었다.

중앙의 천제궁에는 황궁과 황소의 여섯 아이들이 살았다. 남자가 셋, 여자가 셋이다. 모두 얼굴색은 황색이었다. 동쪽 청제궁의 청궁과 청소의 아이들도 남자가 셋, 여자가 셋이다. 얼굴색은 청색이었다. 서쪽의 백제궁에는 백궁과 백소의 아이들 중 남자 아이 셋이 살았다. 여자 아이 셋은 남쪽의 적제궁에서 어머니인 백소와 함께 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백제궁의 남자 아이들은 얼굴빛이 희었는데, 여자 아이들은 적제궁에 살면서 얼굴빛이 변했다. 붉은 불꽃처럼 붉은색이 되었다.

북쪽 흑제궁의 흑궁과 흑소의 아이들도 모두 여섯이었다. 남자 셋 여자 셋이었다. 얼굴색은 검은색이었다.

다음 날 아침 그 아이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날마다 지유를 마시러 다니고,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자주 보기는 했지만, 모처럼 모두 한 자리에 모이니 기분이 좋았다. 끼리끼리 얘길 나누며 깔깔대고 장난을 치느라 시끌벅적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남자 아이, 여자 아이들이 짝을 지었다. 그동안 자기 맘에 드는 상대가 만들어졌던 것이다.